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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AS] 택배 상자 파손되고 알맹이 없이 배송됐는데...대한통운 "파손 책임만 지겠다"
[불친절한 AS] 택배 상자 파손되고 알맹이 없이 배송됐는데...대한통운 "파손 책임만 지겠다"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9.01.1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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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발송 중 내용물이 사라지고 포장이 뜯겨진 채 배송 완료 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소비자 제공)

[소비자경제 권지연 기자] 택배 발송 중 내용물이 사라지고 포장이 뜯겨져 파손됐는데도 택배 발송인이나 소비자에게 사전고지조차 없이 배송완료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택배회사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택배 표준약관에 의한 보상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는 택배로 발송 하려던 고가의 휴대폰 가격에 비하면 턱없는 배상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택배회사는 “택배 발송 시 ‘파손 면책 동의’란에 소비자가 체크를 했으므로 중간에 택배물품이 파손 되더라도 보내겠다는 것에 동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는 이런 내용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분노했다.  

◇ 택배 발송 중 고가의 휴대폰 사라졌는데 택배사 "파손 책임만 지겠다"... 소비자 수사 의뢰 

광주의 휴대폰 판매점에서 일하는 A 씨는 지난 3일 100만원이 넘는 최신 휴대폰을 구매 고객에게 발송했으나 폰 박스 안에 정작 휴대폰이 없는 상태로 배송이 됐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게 됐다. 

A씨는 본지를 통해 “10년간 택배 발주를 넣어 봤지만 분실한 박스는 있었어도 이번처럼 박스 안에 있어야 할 구성품이 사라진 채 발송완료처리 된 적은 처음”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해 왔다. 

그는 “혹시 내가 포장 할 때 내용물을 빼먹은 것이 아닌가 싶어 매장 내 CCTV를 통해 확인도 해보고 물품을 보낸 CU편의점 CCTV까지 확인해 봤다”면서 “택배 기사가 물건을 픽업하기 전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취인이 보내 준 박스 상태는 칼로 도려낸 자국이 선명했고 자신이 테이핑한 자국과도 확연히 달랐다는 것. 

A씨가 CJ대한통운 측에 중간에서 물품이 사라진 원인을 추적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업체측은 “CCTV 확인은 어렵다”라며 “운송장에 적힌 물품가액 49만 원만 지급해 주겠다"고 했다. 

그는 "물품가액으로 49만원을 적었지만 실제 휴대폰 가격은 100만원원이 넘는다"며 "그 돈을 본인이 물어내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취재진이 왜 물품가액을 49만원으로 적었는지를 묻자, "파손이 되더라도 49만원 내에서 해결이 될 것이기 때문에 택배비 2천원을 더 내가면서 물품가액을 올려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설마 물품이 아예 사라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것.  답답한 A씨는 현재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상태다. 

◇ 택배 도난 시에도 소비자가 직접 증명해야?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게도 “배상 관련 내용 서류를 고객에게 보냈고 절차와 약관 등에 의거해 물품가액으로 운송장에 적힌 49만원만 배상하면 되지만 최고가액인 50만 원에 운임비 3900원을 더해 총 50만3900원을 배상해주리고 했다”고 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택배 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 운송장에 물품가액을 기재한 경우에는 이를 기준으로 산정된 손해액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를 기재하지 않을 경우 택배 회사 측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아무리 고가의 물품이라고 하더라도 최대 50만 원 한도에서만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택배 보상 금액 기준은 지난 2001년 '운송장에 물품가액 미 기재시' 최대 50만 원을 기준보상금액으로 설정한 이래 19년간 변함이 없다. 

이 경우는 파손이 아닌 도난 가능성이 큰 사안인데도 다른 조치가 없느냐는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는 “택배가 여러 과정을 많이 거치기 때문에 일일이 CCTV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CCTV가 무수히 많은 부분에 설치돼 있으며 상자에 찍힌 바코드가 읽히는 순간에만 CCTV 카메라에 잡히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고객이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해놓았으므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후 책임 소지에 관해서는 “내부에서 조사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 "파손 사실 이미 알았는데 사전 고지조차 없었다" 

A씨가 나중에 확인한 운송장 상세 내역에는 이미 수취인이 물품을 전달받기 전 물품이 파손됐다고 적혀 있다. 

운송장 상세 내역에는 택배 물건이 배송 완료 되기 전, 이미 파손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자료=소비자 제공)

그는 “택배 배송완료 전에 택배 상자가 파손돼 있었다는 것을 알았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택배 상자를 배달만 하면 의무를 다 한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운송장에 보면 ‘파손, 면책 동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에 체크를 했다는 것은 중간에 파손이 되더라도 물품을 보내겠다는 것에 고객이 동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 뜯겨진 운송장 한켠에는 '비고 파손면책 동의함'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자료=소비자 제공)

하지만 A씨는 “이러한 부분이 포함돼 있는 지도 몰랐다”며 "소비자가 알지도 못하는 조항을 운송장에 적어 놓고 이에 동의했다고 하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문제연구원 정용수 원장은 “고지 의무가 있고 고지설명 의무가 있다”며 약관 작성 시 매우 중요한 부분은 고지와 동시에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택배 발송 시 물품가액을 반드시 제대로 적어야 하며 택배 물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택배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반드시 택배 회사에 통지를 해야만 한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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