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7사, 지난해 400만987대 판매…2.2% 판매 감소
현대차 유일한 성장세 기록…나머지 6사 마이너스성장
김필수 교수 “차산업 위기, 민관 특단의 대책 강구해야”

[소비자경제 정수남 기자] 연간 국세 수입 가운데 20%는 자동차를 포함한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자동차는 나라 경제와 국민 경제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2010년대 들어 한국의 자동차 사업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자동차산업은 전년에 이어 역성장하면서 내수 효자 종목으로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4일 자동차산업 동향을 통해 지난해 국산차 업체는 모두 400만987대를 팔아 전년(409만396대)보다 2.2% 판매가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16년 역성장(7.4%) 폭을 크게 줄인 것이지만, 평년 두자리 수 성장세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산차 판매는 2010년 19.6% 급증세를 기록한데 이어, 이듬해에도 10%에 육박하는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국산차 판매는 역성장과 한자리수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2016년부터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국산차의 내수 판매는 155만2천346대로 전년보다 0.5%(7천856대) 판매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역시 244만8천641대로 3.2%(8만1천553대) 하락하면서 2년 연속 줄었다.

업계 1위 현대차는 이 기간 165만2천877대를 팔아 3.9%(6만4천121대) 성장했다. 이는 국산차 7사 가운데 유일한 성장세이다.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에서 각각 4.7%(68만8천939대→72만1천100대), 3.3%(96만3천938대→ 99만5천898대) 성장했으나, 평년 두자리 수 성장세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모두 458만6천775대(해외공장 생산판매 포함)를 판매 전년보다 1.8% 상승세를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 차종의 선전으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과를 올렸다”면서 “올해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침체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신차를 앞세워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목표로 국내 71만2000대, 해외 396만8000대 등 468만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업계 2위 기아차는 지난해에도 전년 역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에서 53만1천700대를 팔아 전년(52만1천550대)보다 1.9% 성장하면서 전년 역성장을 극복했지만, 같은 기간 수출에서는 4.9%(95만8천805대→91만1천554대) 역성장으로 2년 연속 수출이 줄게 됐다.

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모두 281만2천200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4%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는 올해 292만대(국내 53만대, 해외 239만대)를 판매 목표고 제시했다.

지난해 철수설과 생산과 연구개발 법인 분리 등으로 내홍을 겪은 한국GM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GM은 지난해 46만2천687대를 팔아 전년(52만4천774대)보다 11.8% 판매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29.5%(13만2378대→9만3천317대), 수출은 5.9%(39만2천396대→36만9천370대) 각각 하락했다.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경차 스파크와 소형 SUV 트랙스가 지난달 월 최고의 내수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지만, 역성장을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모기업 GM의 대형 SUV 트래버스 등의 모델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수에서 속수무책인 르노삼성 역시 지난해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내수(9만369대,10.1%↓), 수출(13만7천216,22.2%↓) 등에서 업계 유일하게 두자리 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전체 감소세 역시 업계 최고인 17.8%(27만6천808대→22만7천585대)를 나타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판매에서 업계 3위에 오르는 등 웃었지만, 수출에서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모두14만1천995대를 팔아 전년(14만3천685대)보다 1.2 판매가 줄었다.

쌍용차가 같은 기간 내수 판매에서 2.3%(10만6천677대→10만9천140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수출에서 11.2%(3만7천8대→3만2천855대)로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쌍용차는 남미에 자사의 주력 모델을 출시했으며, 호주에 직영 법인을 설립하는 등 수출 강화에 팔을 걷었다.

쌍용차 최종식 대표이사는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적인 출시로 9년 연속 내수 판매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렉스턴 스포츠 장축과 C300을 올해 선보이고, 내수와 수출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은 국내 실적과는 별개”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버스와 태타대우는 지난해 각각 2천91대, 6천377대를 팔아 전년보다 16.8%, 32.1% 판매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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