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말 국내외 유가 하락세, 올해도 지속…경제, 저성장기조 진입·政, 특단 경제책 있어야

최근 들어 국내외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서민 살림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산업의 80%가 석유 의존산업이라 향후 물가안정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경기가 저성장 기조의 선진국 형으로 조기 진입하면서 올해 서민경제는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사진=오피넷)
(사진=오피넷)

4일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해 1월 초 배럴당 64달러에서 같은 해 10월 말 76달러로 18.8%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두바이유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11월 말 59달러, 12월 말 53달러로 주저앉았다.

국내 유가에 2주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같은 기간 배럴당 휘발유 가격도74달러에서 8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60달러, 54달러로 급락했다. 이 기간 배럴당 경유 가격 역시 79달러에서 91달러로 15% 급상승했으나, 11월 말 72달러, 지난달 말 63달러로 떨어졌다.

성남시 중원구 산성대로 변에 자리한 알뜰주유소의 1일 유가.
성남시 중원구 산성대로 변에 자리한 알뜰주유소의 1일 유가.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판매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초 정유사의 리터당 휘발유와 정유 공급가격은 각각 1458원, 1261원이었으나, 지난달 3중 공급가격은 각각 1235원, 1136원으로 15%, 10% 떨어졌다.

이 기간 주유소 판매 가격 역시 휘발유가 리터당1552원에서 1380원, 경유가 1345원에서 1277원으로 각각 11%, 5% 하락했다.

이 같은 유가 약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공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유가는 2015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공급과잉과 세계 원유 수요 둔화 등으로 상승 반등을 유도할 별다른 기재가 없어 하향 안정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석유수요가 줄면서 경기 둔화도 동시에 예상된다.

실제 미국, 중국, 유럽연합 등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국제 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은 3.7%로 전망했다. 앞서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올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지난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2.6%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해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 올해 살림살이 변화에 대한 질문에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33.7% ▲나아질 것 같다 20.3% ▲올해와 비슷할 것 같다 46%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게 업계 이구동성이다.

알뜰주유소에서 1.5㎞ 떨어진 GS칼텍스폴 주유소의 같은 날 유가.
알뜰주유소에서 1.5㎞ 떨어진 GS칼텍스폴 주유소의 같은 날 유가.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박근혜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실효성 있는 경제 정책을 찾아 볼 수 없다‘며 “집권 중반으로 진입한 문재인 정부가 통일 등 대외적인 공과보다는 내수 경기 보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씨(여, 46)는 “서민 살림은 정말 팍팍하다. 전세대출에 따른 월 금융비용 190만원, 아이들 학원비, 각종 공과금 등을 제하면 월급 통장에 남는 것이 없다”며 정부에 특단의 경제 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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