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택시업계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5년 만에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택시업계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5년 만에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놓고 승차거부와 불친절한 서비스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아온 택시업계가 이번 인상을 계기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800원 오른다. 심야할증 기본요금은 3600원에서 1000원 올라 4600원이 된다. 이번 택시 인상은 2013년 이후로 5년만이다.

하지만 택시 요금 인상을 놓고 시민들의 반응은 승차거부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부적절하다는 쪽에 가깝다.

서울 교대에서 출퇴근 하는 정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택시요금이 올라도 승차 거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같다"며 "요즘 같은 연말에 회식 후 택시를 잡으려고 해도 '어디 가냐? 그곳을 가지 않는다'고 하는 택시가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야 버스를 이용하는게 더 마음이 편하다"며 "택시 가격만 올렸지 시민들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은 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입구에 거주한다는 또 다른 시민 최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상으로 현 문제 점들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택시를 이용할 때 손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은 지속적인 요금 인상을 원한다.

택시를 운영하는 성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상으로 인해 수익이 줄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비스와 승차 거부등의 문제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재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은 "요금 인상은 반갑지만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택시 요금이 오르는 상황에서 800원 인상은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장거리를 선호하는데 승차거부를 무조건 금지하는 기조로 가려면 이번에 인상된 금액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번 택시 요금 인상이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간에도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이번 택시요금 논의 과정에서 법인 택시의 사납금을 6개월간 동결하고 이후 수익증가분도 기사에게 일정 부분 배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법인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사납금이 안정되면서 실질적으로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헌영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본부 정책국장은 "이번 요금인상 과정에서 6개월간 사납금을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있어서 이번 요금 인상이 특히 법인 택시의 직접적인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전에는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실제로 수입이 어느 정도 올라갈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요금 인상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승차거부 단속을 위해 면허 취소까지 언급했지만 이미 택시기사들은 콜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승차거부를 하고 있어 상징적인 효과만 있을 것"이라며 "민간기업이 가지고 있는 택시 이용 패턴, 호출 장소 등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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