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풀어야 할 과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연합뉴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가 오는 17일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4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사회에서 이대훈 농협은행, 오병관 농협생명보험, 서비봉 농협손해보험, 고태순 농협캐피탈 CEO 연임 여부를 확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최종 회의를 연다.

4개 자회사 중 이대훈 은행장은 안정적으로 연임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농협은행은 올 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농협금융지주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3분기 연결기준 기업지배 지분 당기순이익 9339억 원을 달성했다. 은행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2017년 3분기 누적순이익 5160억 원을 그쳤고 2016년 3분기까지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다른 은행장들이 채용비리 등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 행장은 개인 리스크도 없었다. 게다가 농협은행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한 계열사 1년 임기제는 중장기 전략을 세우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농협금융 자회사 CEO의 최초 임기를 2년으로 되돌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면에 있어 성과를 낸 이대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 이대훈 행장이 이끄는 농협은행 내년 방향은? 

이 행장은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3년간 근무한 ‘농협맨’이다. 지역지점장과 프로젝트 금융부장, 서울과 경기지역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장감각과 영업 능력을 인정받았다. 

상무급 직책을 건너뛰고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승진하더니 NH농협은행장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 2017년 12월 29일 취임 당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협동조합 은행'을 만들어가자"는 취임사를 전하며 임직원 다지기에 나섰다.

당시 이 행장이 강조한 것은 농협 본연의 가치 추구였다. 농·축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위한 금융상품을 출시해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전개해 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는 물론, 핵심 사업 기반을 확대해 은행의 수익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내년에 디지털금융부문을 강화를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 행장이 취임한 이래 1년간 추진해 온 ‘디지털 퍼스트’의 일환이다. 

이 행장은 “NH스마트뱅킹은 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2019년은 농협은행 디지털 마케팅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2019년 디지털금융부문」내 부서별 업무역할 재정립 하기로 했다. 현행 디지털전략부와 스마트금융부,올원뱅크사업부를 디지털 전략부·채널부·마케팅부로 재편하고 각각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기술, 신사업 등 디지털 금융 전략 수립, 핀테크기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신기술 발굴·도입, 인터넷, 스마트, 올원 등 현행 플랫폼 운영 및 비대면 채널 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특히 올 들어 1월 초부터 7월 말까지 농협은행의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스마트 핌’ 사용자수는 31만 명에 달한다. 또 조직을 셀로 나눠 부서간 경계를 넘어선 빠른 실행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인사는 만사'라는데...고용한파는 여전 

하지만 실적만 챙기려다 사람은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협은행의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임직원 3천여 명 중 18%로 4대 금융지주 타 은행농협에 비교할 때 3배 이상 높다. 

지난 2017년 국정감사를 통해 비정규직을 100%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했지만 무의미 했다. 농협은행의 정규직 전환율은 25%에 그쳐 올해 국정감사 지적사항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금융그룹 차원에서 다른 자회사들과 보폭을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중”이라며  “노사간 협의를 통해 세부적으로 조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은행들이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이유로 앞다퉈 점포 수를 줄이면서 올해도 지난달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 직원과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1962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하반기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았다.

신청인원은 총 600여 명으로 최종 인원은 곧 확정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비정규직으로 재입사한다. 

농협은행은 퇴직자의 비정규직 재취업은 농협은행만이 시행하는 우수 사례라고 자랑하지만 비정규직율을 높이는 원인일 수도 있어 농협은행이 향후 이를 어떻게 운영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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