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지연기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이 여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방식과 남북 경협으로까지 문제를 확산시키고 있어, '냉면' 파문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수습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우리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면박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열린 국감장에서까지 이 문제가 화두가 됐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평양 정상회담 때) 옥류관 행사에서 우리 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이 나타나 정색하면서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가나'라고 했다는데 보고 받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전해 들었을 뿐 그 자리에 없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후 31일 열린 국감장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서훈 국정원장에게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라”고 주문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그게 사실이라면 가만히 있을 일은 아니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면서도 ‘냉면 발언’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발언의 진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사건 당시 우리 정부 관계자들 중 기업인들이 앉았던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이 없어, 직접 해당 발언을 들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발언 자체가 없었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다. CBS는 리 위원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있었던 한 인사가 “뭘 들고 오셔야지, 그러면 제가 다 해 드릴텐데”라는 취지의 발은을 몇 차례 반복했다는 진술을 전해들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 때문에 듣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겠지만 ‘냉면 발언’은 없었다는 것이 이 인사의 전언”이라고 전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재벌 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해 직접 확인했지만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기업을 협박해 입막음한 탓이라는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말 큰일이다. 멀쩡한 기업 총수들을 평양으로 데려가 줄 세우기 한 것도 모자라 기업총수들에게 못 들은 척 입막음을 강요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업총수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이 정권이 이렇게 몰상식하고 무서운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였다. 

한편 앞서 자유한국당은 탈북민 출신 기자 취재배제와 남북철도·도로연결 사업 강행 등을 이유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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