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우들의 외침 "약관대로 지급하라"... 금감원장, "소비자편에서 해결 하겠다"
암환우들의 외침 "약관대로 지급하라"... 금감원장, "소비자편에서 해결 하겠다"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8.10.23 18:36
  • 댓글 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금융감독원 앞에서 제 12차 항의집회를 열고 조속히 민원을 해결해 줄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암 사망자 수는 7만886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6%에 해당한다. 3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매년 암 환자 숫자가 21만 명씩 늘면서 암보험 가입률도 가파르게 늘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암을 보장하는 암보험 가입 인구는 국내 2900만 명 수준이다. 가입률은 약 60%에 달한다. 

혹시 모를 불행에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 보험이지만 수년, 혹은 십수년간 보험금을 납입하고도 정작 암에 걸려 보험금을 요청하면 부지급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암환우 집회가 12회차에 이르게 됐다. 

이날 보암모는 오후 3시부터 윤석헌 금감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후 국장급 7명과 두 시간 가량 추가로 면담이 이어졌다.

보암모측은 "소비자 편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앞으로 암환우들과 꾸준히 대화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금감원장의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 전국 각지에서 모인 암환우 400여 명 제12차 집회...금감원장과 면담도 성사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해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된 데다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온 몸에 통증이 심하지만 삼성생명으로부터 암 입원비 지급을 거절당했다. 

이씨는 “17년간 보험금은 꼬박꼬박 납입했지만 정작 몸이 병들 었을 때 보험회사는 외면했다”며 “보험회사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000년도에 가입할 당시엔 ‘암의 직접 치료’라는 문구도 없었는데도 약관대로 심사하지 않는 것은 횡포”라고 주장했다. 

뿐만이 아니다. 이씨는 “손해사정사에게 보고서를 요구해 받아보았는데 심지어 유방암 2기가 아닌, 1기로 되어 있었다”며 “이는 명백한 위조”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연락 한 번 받지 못했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천안에 거주 하는 이모씨도 유방암 판정을 받고 2010년 아산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후 삼육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역시 보험금은 지급받지 못했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자 약관에 기재된 1일 입원비용 10만원 중 50%를 지급해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씨 역시 “95년에 보험에 가입할 당시엔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문구가 없는데도 삼육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은 ‘암의 직접 치료’가 아니라며 보험금을 부지급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의사소견도 나왔고 암으로 모두 세상을 뜰 수 있다고 판단했을 만큼 위중했는데도 보험회사가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보험금을 부지급했고 금감원이 보험금 축소 지급을 유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이씨의 안색은 여전히 병색이 완연했다. 23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는 이처럼 암보험금을 받지 못한 암환자 400여 명이 전국각지에서 모였다. 

갑작스럽게 퍼붓는 빗속에서도 참가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결연해 보였다. 한 집회 참석자는 “암 환자들이 빗속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목숨을 건 사투”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집회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금감원 앞에서 12차 집회를 연 후 오후 1시 청와대 분수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갖고 암환우 400여 명의 민원을 청와대에 제출한 뒤 금감원장과 면담을 했다. 면담에는 김근아, 김미숙 보암모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금감원장과의 면담은 지난 12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요양병원 암입원 보험금 문제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김 대표는 보험사의 암입원보험금 지급 거부, 삭감 등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고, 이에 윤 원장은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암모는 금감원장과의 면담에서 약관에 규정된 악성신생물(암, C코드)로 분류되는 질병일 때 약관대로 보험금 청구 시 3일내 즉각 지급하도록 할 것과 정액형 보험인 생명보험의 암보험에서 무분별한 손해사정조사로 치료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해줄 것, 약관에 정한 기준에 위배되는 의료자문의 소견참고를 규제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 ‘암의 직접 치료’ 약관 두고 엇갈리는 해석...약관 개정안에도 소비자 불만은 여전 

암환우들의 보험회사를 상대로 한 싸움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암보험 분쟁의 핵심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다. 

현행 암보험 약관 대부분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위해 수술·입원·치료를 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는데, 여기서 ‘직접적 치료’를 두고 가입자와 보험사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분쟁으로 번졌다. 특히 요양병원 입원을 직접치료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은 암입원보험금과 관련해 보험사에 지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약관 개정안을 만들었다. 

지난 6월 금감원 권고에 따르면 보험사는 항암치료 중, 암수술 직후, 말기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등 3가지 유형에 대해 암입원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보험소비자들은 여전히 조치가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지급기준이 약관에 명시되지 않아 보험보비자의 권익을 제대로 제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지난달 27일 암보험 약관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모호해 도마위에 올랐다. 약관이 개정된 암보험 상품은 내년 1월부터 판매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암의 직접치료를 암을 제거하거나 암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로 정의하고 5가지로 규정했다.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치료는 포함하되 면역력 강화나 암으로 인한 후유증·​합병증 치료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입원과 관련해서는 특약으로 별도로 분리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특약’을 신설해 원하는 사람만 가입해 보장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특약에 가입하면 암의 직접치료가 아니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존 상품 가입자에게는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 앞으로 가입하는 가입자에 한 해 보험료를 더 낸 사람만 요양병원 입원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어서 보험소비자의 울분을 풀어주기는커녕 원성을 샀다. 

개선안에도 모호한 표현이 담겼다는 지적도 일었다. 개선안에는 면역력 치료나 후유증·합병증 치료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지만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필수불가결한 경우’라는 또 다른 모호한 표현이 담긴 셈이다. 

집회를 주도해 온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는 약관이 명확하면 약관을 우선시해 약관대로 지급할 것과 약관이 애매모호하면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금감원 분쟁조정 적당한 합의 수준이어선 안 돼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암 치료를 위한 요양병원 입원금 지급과 관련해 1200여건이 넘는 분쟁이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대체로 분쟁조정을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의 암보험 지급 권고에 대한 보험사의 수용률은 87.6%였다. 

단 하지만 올 1월부터 9월개월간 접수된 암입원보험금 민원은 총 1237건으로 이 중 금감원이 지급권고를 낸 민원은 596건에 불과하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을 넘은 민원이 전체의 48.2%에 그친 것. 

전액 지급보다는 일부 지급이 많은 것도 불만 사유다. 지급 권고한 596건 중 보험사들이 입원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한 건은 208건밖에 되지 않았다. 

보험사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도 지급권고에 대한 수용율은 80%(288건)로 높은 편이지만 지급유형을 살펴보면 전부지급 결정 비율은 약 35%에 그쳤다. 반면 일부 지급 비율은 53%였다. 

모암모 김근아 대표는 "분쟁조정과 관련해 약관에 치중해서 소비자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2014년도 이전건에 대해서는 분쟁조정 시 암의 '직접 치료'라고 언급된 약관도 없는데도 금감원이 문제 있는 조정을 하고 있다"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암 환자들인 만큼 금감원이 최대한 빨리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분쟁조정기각건과 국민검사청구기각건을 필요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9월 분쟁조정 당사자 수락 여부는 내주 금요일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또 2016년 판례와 분쟁조정위 인용건에 대한 3가지 권고안에 따른 해당자들 수용은 올해 11월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용분 2018-10-25 22:03:31
암의 치료를 위해 입원 하였다 약관대로 지급하라
보험사의 이익을 위하여 암환자들에게 보험금 부지급은
암을 치료를 할수없도록 생명권을 박탈하는 것과 같다
약관대로 지급하라 가입 당시 약관대로 지급하라

오성미 2018-10-24 14:52:32
가입당시 약관대로 지급하라

최봉희 2018-10-24 14:51:51
당연히 지급해야할 것을 당장 약관대로 지급하라

이정군 2018-10-24 14:50:11
더이상 죄짓지 맙시다. 가입당시 약관대로 당장 지급하라

이경희 2018-10-24 14:48:55
약관대로 지급해야 합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7길 9, 두일빌딩 5층
  • 대표전화 : 02-2038-4446
  • 회장 : 한상희
  • 대표이사 : 고동석
  • 발행인·편집인 : 고동석 / 윤대우
  • 법인명 : 소비자경제 주식회사
  • 제호 : 소비자경제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11
  • 등록일 : 2010-01-21
  • 발행일 : 2010-01-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지연
  • 소비자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소비자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pce@dailycn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