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의원, 기부금 10억 원 7년째 사용 안 해..."영혼없는 국민전환 이벤트" 지적
홍보에만 통일부 예산 10억 원 투입...배보다 배꼽이 더 큰 대표사례

통일기금 모금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항아리에 금일봉을 기부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MB정권 시절 대대적으로 기획하고 홍보했던 ‘통일항아리 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칠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월까지 모금액은 10억 원 규모에 가깝다. 10억원 가량의 기부금은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혀 사용되지 않은 채 행안부에 기부금 사용 연장신청만 7년째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통일항아리 사업은 무엇? 

지난 2012년 6월 ‘(사)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설립해 시작한 이 사업은 기부금을 10억 원 가까이 모금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사업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MB정권 시절 민간단체에서 통일준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통일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통일부장관을 지낸 류우익 씨와 공보비서관을 지낸 문무홍,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금래 등 MB정부의 핵심인사 등이 주축이 됐다. 

통일항아리는 630만 원가량의 제작비를 들여 중요 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 김정옥 씨가 만들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기금 모금행사에서 통일항아리에 금일봉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후 강창희 국회의장과 통일부 장·차관을 비롯해 군인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계각층에서 기부에 동참하도록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권칠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월까지 모금액은 10억 억원에 가깝다. 

◇ 홍보에만 통일부 예산 10억...사업은? 

당시 이 사업에 쏟아부은 통일부 예산만 10억 원 규모다. 홍보예산 10억은 유명인 응원 영상 제작, 개그콘서트 콩트 등 공연, 뽀로로 광고 영상 제작, 광화문에서 라디오 공개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등에 사용됐다. 

모금액이 10억규모인데, 홍보예산만 10억을 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실속없는 사업이었던 셈이다. 

더군다나 이후 사업도 전무했다. 행안부에 제출한 기부금품 사용계획서에 내용에는 통일준비 차세대 리더 양성 아카데미, 대학교 통일외교안보 관련 동아리 지원, 통일준비 국민 大토론회 개최, 통일준비 對국민 강연회 연중 개최 등이다. 하지만 사실상 이뤄진 건 없다.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은 2015년도에도 국고 보조금을 신청해 3,000만 원을 받았지만, 고작 여름캠프 간 것이 전부였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10억원 규모의 기부금이 사용된 흔적은 없지만 행안부에 기부금 사용 연장신청은 7년째 계속 되고 있다. 

2017년 기준 '(사)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임직원은 총 7명으로 전 통일부 장차관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이 받고 있는 보수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MB 정권은 통일항아리 사업을 대대적으로 기획하고 홍보했지만 결국은 용두사미로 끝났으며, 사실상 영혼 없는 국면 전환용 이벤트였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