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의원 "특정업체 이직 쏠림은 해당 기업 눈치 보게 되는 역기능 우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 의원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지난 10년간 퇴직공무원들의 재취업이 가장 많이 이뤄진 기업은 삼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취업심사를 통과한 3,104건 중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에 취업한 수는 총 181건이나 됐다. 취업심사 요청 건수인 3,560건 중 취업제한에 걸린 숫자도 456건에 불과하다. 삼성그룹이 퇴직공무원들의 철새 도래지였던 셈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10년간 퇴직공무원 취업심사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밝혔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재취업한 181건 중에서도 노조파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삼성전자 및 삼성경제연구소에 취업한 숫자가 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서비스에는 12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에 재취업한 12명은 모두 경찰 출신”이라며 “이들은 모두 삼성그룹에 노조가 설립된 2012년부터 최근 6년간 집중 채용됐다”고 지적했다. 

(자료=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자료=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삼성그룹 계열사에 취업한 퇴직공무원 소속 기관으로는 경찰청이 63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방부 32명, 검찰청과 감사원이 각 10명, 외교부 9명, 국세청이 8명 순이었다. 

각 부처별 취업심사 신청숫자 순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찰청은  994건 신청 중 838건 승인(84%)으로 가장 많았다. 

국방부 657건 중 592건(90%), 검찰청 176건중 169건(96%), 국세청 152건중 118건(77%) 등의 순으로 확인됐고, 감사원 106건 중 101건(95%), 관세청 106건중 99건(93%), 국토교통부(국토해양부) 96건 중 76건(79%), 국가정보원 93건중 92건(99%), 외교부(외교통상부) 77건중 70건(91%)이 승인됐다. 

노동부는 취업심사 23건 중, 삼성그룹 취업승인이 4건이었는데, 1명은 동일 신청인이어서 3명이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시 노동부 고위관료와 연락을 취했던 황우찬 상무는 삼성경제연구소로 취업 후 삼성전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2회 취업 심사를 받은 것이다. 

한편, 대형 건설사에 약 200여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이 최다 취업업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심사 결과 승인률이 95% 이상인 부처는 검찰청(96%), 감사원(95%), 국정원(98%), 대통령실(97%), 금융위(97%) 등 소위 권력의 힘이 집중된 기관이라는 점도 관가할 수 없다. 

이정미 의원은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은 공직자윤리법이 정한 제한 규정을 반영해 사회발전과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특정업체 이직 쏠림현상은 공무원 재직 시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보게 되는 역기능이 나타나는 것 또한 현실”이라며 우려했다.
 
이어 “그외 신청자 모두 승인된 기재부, 과기부 등과 더불어 앞으로 더 세밀한 취업심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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