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나날이 이어지자 음식점에서 실온에 보관하는 맥주부터 열에 약한 가공식품까지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류 업계 관계자 이모 씨가 씨가 2014~2018년 5년 간 생맥주 성수기인 5~8월 경기 부천의 맥줏집에서 맥주 배송온도를 측정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11~31일 폭염 속에서 생맥주는 평균 42.8도에 운송됐다.
 
36.8도를 기록한 지난달 24일 낮 1시30분께 맥주 수송차량에 실려 맥줏집에 도착한 생맥주통 외부 온도를 측정하니 51도에 달했다.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난 달 31일 배송된 병맥주 외부 온도는 54도까지 치솟았다.

또 캔으로 된 햄, 참치 등의 가공식품 사용이 많은 분식집의 실내 온도는 낮 12시를 기점으로  30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불을 사용하는 주방의 온도는 38도에 달해 음식을 하는 근로자도 힘들어 할 정도. 주방에 있는 참치와 햄 캔의 온도를 재니 43도에 달했다.

이씨는 "맥줏집에 배송되는 생맥주와 병맥주 외부 온도가 이렇게 높은데 슈퍼로 배송되는 페트병 맥주 온도는 어떨지 걱정스럽다"면서 "효모가 살아있어 인기 높은 크래프트 비어(수제 맥주)는 이런 온도가 지속되면 저온 살균 효과가 나타나 일반 맥주와 똑같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맥주병이나 생맥주통이 노출된 상태로 고온 속에서 일반 차량으로 배송하는 것은 맥주 운송법상 저촉 사유는 아니나 고온에 의해 변질한, 신선하지 못한 맥주를 소비자가 마시는 셈인만큼 맥주회사에서 냉장 운송이나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 맛있고 신선한 맥주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식집 온도를 측정한 최 씨는 "음식점에서 햄 캔 같은 가공식품은 바로바로 뜯어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불 앞에 두는 편이다. 실내 온도 자체도 올라가 있는 데다가 불을 이용하니 열에 약한 캔은 내용물이 변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맥주 업체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말도 안돼"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맥주 유통 구조상 맥주 제조사나 수입사는 도매상에 판매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후 유통단계는 도매상이 책임지게 돼 본사로서는 어떻게 배송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생맥주통이나 병맥주가 생각하는 것만큼 허술하지 않아 변질할 염려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국 맥주의 경우는 폭염 보다 더한 기후 환경을 지나 올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클레임이 안들어 온 거보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유통량이 많은 대기업의 주류 같은경우는 배송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한번 정도 루트대로 짚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때 음식을 다루는 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각별히 신경 써 왠만한 음식물은 냉장 보관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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