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회복 위해선 정교한 전략 필요

현대차 중국법인장에 임명된 윤몽현 부사장(좌)과 기아차 중국법인장에 임명된 진병진 부사장. (사진=현대차)
현대차 중국법인장에 임명된 윤몽현 부사장(좌)과 기아차 중국법인장에 임명된 진병진 부사장. (사진=현대차)

[소비자경제신문=박소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법인장을 모두 교체했다. 최근 중국 시장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HAOS(터키) 법인장 윤몽현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차 총경리에 임명했다. 또 기아차 생산기술센터장 진병진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기아차 중국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임명했다. 

현대차그룹이 나란히 현대·기아차의 중국 수장을 교체한 이유는 지난해 바닥을 찍은 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못 미친 8.9%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드 해빙 무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6.2% 증가한 38만 98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지만 아직 사드 사태 이전 판매량에는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사드 보복이 일어나기 전 2014~2016년 현대차는 매년 50만대 이상을 중국에서 판매했다. 당시 시장점유율 역시 5위권 내였지만 올 상반기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9위를 차지했다. 겨우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올해 상반기 지리자동차, 창안자동차, 창청자동차 등 현지업체들은 모두 현대차의 실적을 제쳤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반등의 계기를 좀 더 확실하게 마련하기 위해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 전략 역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중국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현지 업체 간 합작사들이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 토종 현지업체 등 경쟁도 치열해졌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해 수입차 가격이 더욱 저렴해져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현대차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과거보다 더욱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중국 현지 전략 차종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씨노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엔씨노는 출시 한 달만에 4385대 판매했다. 그러나 5월에는 604대로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

이번에 중국법인장에 임명된 윤 부사장은 전사 전략, 사업기획 분야를 거쳐 해외법인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전략적 운영을 할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2~3월 중국 시장 판매량이 급감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해 실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인사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국법인을 제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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