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지 않으면 시력이 더 나빠질까?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영유아기에는 시력장애가 발생해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부모가 이상신호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소비자경제>는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의숙 과장의 도움말로 영유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안과적 이상신호와 속설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봤다.

- 눈 건강은 어릴 때 결정된다?
(YES)
 출생 후 6개월이 되면 두 눈의 초점을 맞출 수 있어 입체시각이 형성된다. 만 6세가 되면 시력을 비롯한 눈 기능의 70~80% 정도가 완성된다.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에는 사물의 형체를 흐릿하게 알아볼 수 있는 0.1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만 3세경이 되면 0.5 정도의 시력으로 그림이나 숫자를 읽을 수 있다. 만 6~7세인 초등학교 입학시기가 되면 성인과 비슷한 1.0의 시력을 가지게 된다. 

거의 모든 시기능이 영유아기에 완성되기 때문에 어린 시절 눈 건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안질환 또한 시력 발달이 완성되는 취학시기 이전에 발견해 빠르게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정상적인 시력과 시기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영유아기 시력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해 적절하게 시력검진과 안과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 어릴 때는 시력저하가 있어도 굳이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NO) 
시력저하가 있는데도 교정해주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안경을 착용해도 잘 보이지 않는 약시가 발생할 수 있다. 

약시는 안과적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근시, 난시, 원시 등의 굴절이상을 안경으로 교정해도 시력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만약 한쪽 눈에만 약시가 있고 다른 눈은 정상이라면 아이가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 증상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상태를 놓치게 되는데 약시는 발견시기가 늦어지면 시력회복이 어렵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시력발달이 이뤄진 만 3~4세 경에는 꼭 안과검진을 통해 약시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 시력검사는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 체크하면 된다?
(NO) 
취학 전까지 꼭 필요한 안과 검진은 3회로 구분한다. 먼저 돌을 전후로 사시검사를 진행하고 만 3~4세에 시력검사와 함께 다시 한 번 사시검사를 진행한다. 

만 6~7세에도 시력검사를 진행하는데 자녀가 정상적인 시력과 시기능을 갖추고 성장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물건을 볼 때 눈을 자주 찌푸리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본다면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증상 또한 진료와 조치가 필요하다. 눈 깜빡임 증상은 알레르기 결막염이나 속눈썹이 눈을 찔러 생기는 가려움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습관성인 경우도 있지만 사시로 인한 눈부심이나 불편함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므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 아이의 시력이 마이너스다?
(NO) 
시력을 마이너스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시력은 1.0을 기준으로 0.8, 0.6, 0.4와 같이 점차 낮아지면서 보는 정도를 수치화해 표현된다. 마이너스라는 표현은 눈의 굴절력을 표현하는 것인데 쉽게 안경도수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근시인 아이들이 많은데 안경의 굴절력이 마이너스 값을 가지고 있는 것을 시력으로 잘못 표현한 것이다.

- 안경을 안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
(NO)
 안과진료 후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속상한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안경 착용은 눈의 병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근시인 아이들은 먼 곳을 볼 때 안경을 착용해야 학교나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안경은 눈의 굴절이상을 치료하는 도구가 아니라 교정하는 도구다. 다시 말해 안경착용이 시력을 더 좋게 하거나 나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 스마트폰을 많이 보면 시력이 나빠진다?
(YES or NO) 
최근 진료실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돌만 지나도 아기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통상 크기가 작고 밝은 빛을 내는 전자기기를 너무 오래 가까이에서 보는 행동은 근시 진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녀들이 하루 30분에서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보는 것을 자제하도록 지도하며 생활환경을 조절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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