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온도차..."환영" vs "중재실패"

(자료=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북미간 비핵화 입장차에 가로막혀 무산되는 듯 했던 6·12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새라 샌더스 미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이 6월 12일에 열린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정상회담을 복구시키는 것을 놓고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싱가포르에서 같은 날짜인 6월 12일로 유지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만약 필요하다면, 그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덧붙여 되려 판을 더 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성명을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거칠게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적대감과 분노로 인해 북미정상회담은 부적절하다"며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공든 탑이 무너질 뻔 했던 상황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돌아선 미국을 달래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발표를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화답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끌려가지 않고 태도 변화를 유도해 주도권을 손에 넣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이 최근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했던 건 북한이 자신을 갖고 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대목이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극적 선회를 두고 "통상적인 주고받기"라고 말한 것 등을 미루어보아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부터 판을 깰 의도는 없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문을 열었다"며 소식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깜짝 놀랄만하고 어질어질한 반전"이라면서 "북한과의 말 폭탄 전쟁 끝에 정상회담 수락을 했을 때만큼이나 현란한 '외교적 댄스'를 보여준 사례"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북미정상회담 성사여부에 쏠리면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각 당이 내놓은 성명 또는 논평에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도 26일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재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하루만에 급 선회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환영을 표했다.

반면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두 정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으나 양측의 잇따르는 돌발적 선언과 입장 변경에 대한 진위확인도 되지 않는 뒤통수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중재자 노력이 실패했지만 대한민국 패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실패한 것이라고 낙인찍었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과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안정적인 세계정세와 한반도 평화를 중시하는 태도를 북한과 미국에 요청하는 등 거시적인 메시지 전달에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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