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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文정부 금융당국 금융소비자 정책은 낙제점"금소원 조남희 대표 "금융개혁 첫 단계는 금융당국 내부 계혁부터"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가 <소비자경제>와 인터뷰 중이다.(사진=금융소비자원)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삼성증권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은행권 채용비리 감사, 보험업법 개정 등 어느 때보다 금융개혁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이슈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소비자경제>는 금융소비자원은 조남희 대표를 만나 다양한 금융관련 이슈들을 나누며 방향성을 고민해 보았다.

금융소비자원은 7년 전 출범한 전문소비자단체다. 동양사태 피해자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세월호에 화물을 실었던 화주들의 피해 보상 문제를 대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도 크고작은 금융관련 이슈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조남희 대표는 “금융소비자의 수준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담는 법과 제도는 아직도 너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과 제도의 활용 면에서는 60점 이하의 낙제점수를 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개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슬로건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아젠다와 로드맵 설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금융소비자원으로 접수되는 소비자 금융 피해는 최근 어떤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나? 금융권에도 4차산업 바람이 불면서 피해 유형도 다양해질 것 같은데.

작년 한 해 동안 7천 건 가량이 접수됐다. 인터넷이나 전화, 내방상담 3가지 루트로 접수가 되는데 올해는 금융감독원이나 공 기관에서 흡수하는 영향력이 커지다보니 약간 줄어드는 추세다.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사건이 많이 생기다보니 사건의 수는 줄었지만 사례가 다양해지고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늘었다.

유형별로보면 은행권은 대출이자에 대한 불합리성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고 보험사는 보험급 미지급으로 소비자와 대립하는 문제가 주를 이룬다. 증권사 자본시장은 전산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직원 개인의 도덕적 해이 때문인 경우도 있고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오프라인 시스템도 민원을 다 처리하기엔 부족함이 많은데 4차 산업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소비자 피해 유형을 해결할 기준이 없다보니 논쟁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분쟁사례가 없었거나 무시됐던 사례들이 불거지고 있다. 예를들면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구제 사례 같은 것들이다.

- 금융소비자원에 접수되는 금융 피해 접수가 지난해 7천여 건이라고 하셨는데 구제건수는 어느 정도되나?

숫자를 딱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구제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민원으로 풀기 어려워서 법적으로밖에 풀 수 없는 사례가 많은데 법적으로 가면 최소 4년이 걸린다. 민간인들이 대형 법무법인의 법률지원을 받는 대기업들을 상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법률적으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가지고 대립할 때 기업은 무조건 거부하고 본다. 협상해서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검찰이나 사법부에서도 조금 더 전향적인 판단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도식적으로 법규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문제다.

법규가 미비하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법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올 때가 많다. 그래서 자본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큰 고민이다.

- 보험사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손해사정사가 보험회사뿐 아니라 계약자 등 개인에게도 손해사정서를 제공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금년 8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 같은데?

당연히 해야 할 사항인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오랫동안 지연시켜왔다. 그간 금융당국이 묵인, 방조해온 탓이다. 보험금을 계약자에게 지급하면서 어떤 기준으로 책정했는지를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2013년 동양증권 사태 때 분명히 직원과 통화 했으니 전화녹취를 달라고 요구하면 직원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개인 정보라고 우기면서 제공하지 않았다. 소송을 해서 법원이 요구할 때만 준다는 것이었는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법원에도 통하고 금감원, 금융위에도 통했다. 여전히 같은 상황이라는 것이 매우 놀랍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제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는 얼마나 잘 마련되어 있다고 보는가? 혹은 마련된 법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는가? 점수로 매긴다면?

금융소비자의 의식이나 시장과 소비자의 욕구와 기대는 크다. 그런데 그것을 담아내는 제도와 금융당국의 능력, 전문성은 아직 멀었다. 점수로 준다면 60점 이하다. 낙제점수란 말이다.

말은 많고 법도 있을 것 같은데 피해자라고 생각되는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의지가 없다. 법 조항은 있는데 실제로 적용이 안 되는 사례가 너무 많고 해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경우 본질적으로 상호간의 형편성, 공정성, 보호적인 측면에서 맞느냐를 따져 봐야하는데 구제를 안 해주는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2년 전 보험사기특별방지법이 생겼다. 보험사기를 저지른 사람을 엄하게 처벌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 법을 빙자해 소비자에게 마땅히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누명을 씌운 사실이 나중에 알려지더라도 보험사가 악용한 것에 대한 처벌 사례는 없었다. 과태료를 물리더라도 1천만 원 이하인데 과태료, 과징금을 물린다고 해서 소비자가 피해 본 것을 구제받는 방법은 아니다.

손해 배상에 대한 조항이 전혀 없는 것은 문제다. 관계 기관이 2년 넘도록 제대로 파악을 못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금감원에 작년 한 해 동안 민원건수가 7만 8천 건 이었는데 7만 8천 건을 다 해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본인들이 다 끌어안고 임의대로 어떨 때는 분쟁조정을 해주고 어떨 때는 안 해준다. 비판을 안 할 수가 없다.

-최근 정부가 금융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쓴소리를 내셨는데 제대로 조사할 능력이 안됐다고 보는 것인가. 아니면 의지가 없었다고 보는가.

-검사 결과가 나온 후 담당 국장과 통화도 했는데 ‘의지가 없었다’고 본다. 첫째는 자본시장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즉각 파견 조사를 하지 않았다.

금요일에 사태가 터졌는데 당장 감사팀을 파견 보내도 시원찮을 판에 주말까지 쉬다가 보냈다. 그것도 삼성증권측에서 먼저 수습안을 갖고 제출하면 검토해서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게 말이 되는가.

로그인 검사도 안 해서 왜 안했냐고 물으니 금융위 조사단에서 하는 것이라고 발뺌하고 전화 통화 내역도 확인하지 않았다.

2차에 걸쳐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왜 통화내역조차 조사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금감원과 금융위가 조사 합동 발표를 하지 않은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금감원장도 특사경 추천권자가 되도록 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인데 되더라도 힘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위가 17일 열렸다. 위원들의 자격논란이 게속 일었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사진=금융소비자원)

여론전으로 가서 ISD(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하여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거론하면 사태가 변질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

게다가 회계는 주관적인 요소가 많다. 이 부분을 얼마나 합리적인 눈으로 판단하느냐가 중요한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55:45 정도로 문제를 지적하는 쪽과 기업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쪽으로 나뉠 것이다.

어느 쪽 전문가를 활용하느냐의 차이인데 금융당국 위원들이 다 과거 그 사람들이다. 정부가 바뀌었지만 개혁적인 인물들이 들어가지 못했다. 회의록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다

전혀 구조가 안 바뀐 채 관변인물들로만 채워졌다. 옹벽을 쳐놓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본다. 과거 정권이 경제를 너무 잘 알고 악용했다면 현 정권은 너무 순진한 것 같다. 경영권 승계까지 연결 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조남희 대표는 80년대 말부터 20년간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종합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만 해도 경제연구소는 대우경제연구소와 삼성경제연구소 신한종합연구소 3곳뿐이었다.

그는 92년도에 미국 연수 중 미국에서 터진 뱅크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국에서도 같은 사건이 터질 수 있음을 직감했다. 2011년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저축은행 사태를 미리 예견했던 셈이다.

금융권 약관도 너무 불공정한데다 내부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소비자단체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신한금융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 관행처럼 뿌리내린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청와대 1인 시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은행권 채용비리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신한금융지주는 타 시중은행과 달리 정부 간섭을 덜 받기 때문에 은행 규모에 비해 경영진 비리가 심각해 보이는데?

1차 발표 때 국민은행은 두 건이고 하나은행은 13건이라고 했고 대구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5군데만 있다고 했는데 신한은행이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3년 전쯤에는 우리은행에 근무하는 모 직원이 금융감독원 국장 자녀들이 들어와 있다는 제보도 받은 적이 있다. 어느 은행이든 금감원 관련 채용비리는 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 자녀들의 취업현황 밝히라고 요구한 것이다. 내부개혁차원에서 밝혀야 하는데 안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채용비리는 금융권 전반의 비리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다. 한군데 대강하고 넘어가고 또 다른 업권 조사하는 것처럼 할 것이 아니라 19개 은행과 10개 금융공기업을 같은 조건으로 한꺼번에 조사해야 한다.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할까도 생각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의 역할과 관련해 아쉬움을 많은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금융소비자보호 기구를 금융감독원과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 정권에서도 계속 논의만 됐던 사안인데. 아직도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금융개혁에 대한 아젠다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출발했고 인식도 부족하다. 의지는 있는데 제대로 진척된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로드맵을 제대로 설정하고 점차적이든 급진적이든 로드맵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슬로건만 있을 뿐 초점이 없다.

- 그래도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에게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그 분이 개혁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은 2천100명 정도 되는 관료 조직이다. 금감원장 혼자 가서 개혁의 의지를 펴기는 힘들다. 외부에서 금융수석부원장도 임명하고 최소 4,5명이 팀을 이뤄 주도해 나가면서 내부 개혁과 외부 개혁을 동시체 추진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김상조 위원장 혼자 내려가서 고생만 많다. 지금처럼 덜렁 혼자 내려가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보여서 안타깝다. 

-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핵심 포인트를 어디에 맞춰야 된다고 보는가?

첫째는 역시 금융개혁이다. 내부개혁과 감독 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먼저 해야 하고 그 다음에 규제 완화, 제도 개선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런데 3대 테마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슬로건만 있지 금융개혁에 대한 콘텐츠가 없다. 어떤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념도 없는 것 같다. 개혁은 첫째는 제도 개선, 법률적인 보완으로 완결해야 한다. 빨리 로드맵을 설정해 단계별로 나아가야 한다.

- 금융소비자원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법적으로 첨예하게 갈리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완하고 소비자 금융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권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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