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시공 시뮬레이션과 실제 달라" vs 한샘 "고객 단순변심"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한샘에 욕실 시공을 의뢰했지만 제품이 시뮬레이션으로 본 것과 다르다며 시공을 중단시켰다. 이후로 변기 설치도 안 된 채 방치돼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1970년 부엌가구로 시작해 주거환경 변화를 선도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한샘’이 욕실 시공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제보란을 통해 호소한 A씨는 “이사와 함께 욕실 시공을 진행했다. 세면대 상판 아귀가 맞지 않는데다 바닥재도 한샘 시뮬레이션 제품과 다르게 시공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한샘이 시공을 엉터리로 해놓고 2주가 지나도록 변기가 뜯겨 널버러진 채로 방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시공이 제대로 되지도 않았는데도 AS기사가 한차례 방문해 제품에 문제가 없다며 ‘완료’처리를 하고 돌아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보름동안 대중목욕탕을 이용하거나 화장실을 쓸 때마다 이웃 신세를 지는 등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하수구 냄새도 계속 올라와 이웃에게까지 민폐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문제제기를 해봤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마다 ‘소관이 아니다’ ‘권한이 없다’는 말만 하면서 다른 부서로 떠넘기며 발뺌하기에 바빴다”고 전했다.

참다못한 그는 한샘 고객서비스 사이트에 ‘칭찬합니다’ 코너 란에 불만 글을 게재하기도 했지만 코너에 맞지 않는 글이라는 이유로 이것조차도 삭제 당했다고 했다.

A씨는 “한샘이 선입금후시공방식이라며 ‘돈만 먼저 받은 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소비자를 기망하는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 사업 확장 중 제휴점 숫자 늘리면서 관리에 구멍

소비자 A씨는 끊임없이 제품이 시뮬레이션과 다르며 세면대 상판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샘 AS기사는 <소비자경제> 취재진에게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일관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의 단순변심으로 시공 중단이 된 것이란 게 한샘 측의 해명이다.

제품을 두고 온도차가 발생할 수 있다 치더라도 ‘고객만족’을 기업의 정신인 것처럼 강조해 온 한샘이 변기가 뜯어진 채로 방치되고 있는데 완료 처리를 해버린 것과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않고 회피하는 자세로 일관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취재 결과 소비자 A씨가 시공을 맡긴 곳은 정확히 말해 한샘이 제휴를 맺은 인테리어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샘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2007년경부터 인테리어 사업의 경우 한샘제품만 납품 받는 대리점 외 지역 인테리어점들과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한샘 홍보팀 관계자는 “가구는 100% 직영점이거나 대리점 체계로 되어 있다. 본사 제품만 나가기 때문에 AS파악이 용이한데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한 주방, 욕실의 경우 대리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휴점들이 있다. 제휴점에서는 한샘물건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어서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샘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으로 시공했을 경우 한샘에서 AS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피력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한샘 로고를 보고 계약하고 100% 한샘제품이라 믿고 시공을 맡기지만 부품별로 다른 제품이 섞일 수도 있지만 한샘이 100% 책임지지 않는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홍보팀 관계자는 시공기사 고용 건에 관련해서는 “시공기사들은 ‘서비스 원’이라는 시공관련 계열사에서 고용해 진행한다. 하지만 대리점마다 한샘시공기사를 고용하지 않는 곳도 있어 복잡하다. 본사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 A씨는 한샘이 제휴점과 계약을 맺으면서도 견적서에도 한샘이라고 찍혀있다 보니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과, 한샘 측이 영업사원의 자질 부족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에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경제>가 취재에 들어가자 한샘 측은 “소비자 A씨가 계약한 곳은 제휴점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이 경우는 바닥재부터 한샘제품을 쓴 것이 맞다며 25일 CS팀이 현장을 살펴보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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