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그룹 순환출자 구조 개혁 현재진행형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최근 현대차 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순환출자 개편 의지를 내비친 데 이어 유통업계 기업들도 잇따라 지주 중심의 계열 개편에 나서고 있다. 
 
식품 유통업계에선 현대백화점 그룹이 순환출자를 개선, 식품 회사 하림도 단일지주사체제 출범을 예고했다.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지주사 개편을 속속 단행하면서 공정위의 제재에도 변화가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백화점에서 현대쇼핑을 통해 다시 현대백화점으로 돌아오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현대백화점 그룹 오너 형제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사재로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정 회장은 320억 원을 은행 차입으로 마련, 현대쇼핑이 가진 현대 A&I의 지분 21.3%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정회장의 현대 A&I 지분은 52.1%에서 73.4%로 늘어났다.
 
현대 A&I 지분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대주주인 정 부회장 역시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를 매입해 15.2%에서 23.0%로 늘었다.
 
앞서 롯대백화점 역시 지주사 체재 개편을 단행했다.
 
롯제지주는 지난 1일 롯데로지틱스, 대홍기획,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지알에스,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계열사의 투자 부문을 합병했다. 이로써 롯데지주는 74만 8963개에 달하던 순환출자고리를 약 3년 8개월 만에 모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하림그룹은 지난 4일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중간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 하기로했다. 합병기일은 7월 1일로 존손회사의 이름은 하림지주로 정했다.
 
하림그룹은 4개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와 50개가 넘는 계열사를 두고 있는 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이 이로써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 공정위, 지주사 구조 계편 예의주시 
 
공정위는 지난해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에 돌입했다.
하림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진행한 대기업집단 직권조사의 첫 대상이 됐다.
 
현재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승계 등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하반기까지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대기업의 기존 신규 순환 출자 해소 규제와 함께 지주회사 규제까지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유통기업들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유통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유통기업의 주주권익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의 투명성을 재 배치 하는 것은 각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3월 주총까지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평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자발적인 개편안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거나 규제 강화를 통해 보완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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