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즉각 퇴출해야 VS 정량만 지키면 문제없어

최근 과다 복용 시 간 손상 우려가 제기된 타이네놀.(사진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초기 감기 기운이나 두통이 있을 때 흔히 찾는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를 과다 복용하면 간 손상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4일 식약처는 유럽집행위원회(EC)의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정 제제의 판매 중지 결정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의 후속 안전조치를 예고했다. 해당 의약품은 현재 국내를 비롯,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시판되고 있다.

EC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의 용법과 용량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유익성보다 위험성이 더 크고 그 위해성을 해소할 수 있는 처치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진통해열제의 성분명으로 소염제와 진통제 역할을 모두 해 감기, 두통,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단독 혹은 다른 약과 혼합해 사용된다. 식약처는 그 동안 아세트아미노미펜을 임신부가 해열, 진통을 위해 먹는 약 성분 가운데 비교적 안전하다고 규정해왔다.

EC “서방정 과다 복용 시 간 손상 위험 커 판매금지”

문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포함한 서방형 제제의 과다 복용에 있다. 서방형 제제는 일반제제와 달리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일정하게 방출되도록 설계된 제형이다. 지속적인 통증 완화에는 효과가 있지만 초기 효과가 약한 것을 견디지 못한 환자가 중복 투약을 하게 되면 과다 복용의 위험이 있다.

유럽EC에서 판매 금지한 대상은 서방형 제제로 서방형이 아닌 제제는 조치 대상 아니다. 서방정의 효과가 늦는다고 용량을 무시하고 추가 복용을 하게 되면 간 손상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표준화된 대처 방안이 확립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권장량에 맞게만 복용한다면 약의 유익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약사들은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의 위해성에 공감하며 문제가 심각하다면 약품의 퇴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은 14일 식약처에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의 즉각 퇴출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건약은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에 대한 논란은 수년 전부터 지속돼 왔고 2011년부터 아세트아미노펜 과다 복용에 대한 식약처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그 동안 의약품 안전성 서한 이외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이에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의 즉각 퇴출 조치와 해당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대대적인 부작용 조사를 실시해 단위제형당 함량과 1일 복용량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얀센 “타이레놀 용량 지키면 우수한 일반의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과 도원임 연구원은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 위험성에 대해 사례 현황 검토 및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정보 수집 단계에 있고 과학적인 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검토 후 향후 방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방형 제제의 약물 농도 및 유지 시간을 고려해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대표적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품인 타이레놀 유통업체인 한국얀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이 주 성분인 타이레놀은 표시된 용법과 용량대로 복용하면 내약성이 우수한 해열 진통 작용을 하는 중요 일반의약품”이라며 “얀센은 모든 의약품의 올바르고 안전한 사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더욱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전문가 및 소비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약품의 용법 및 용량만 준수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 650mg은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은 매 8시간마다 2정씩 복용(325mg은 4정)해야 하며 24시간 동안 6정(325mg은 12정)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복합제는 성인은 초회 용량으로 1정(세미서방정은 2정) 투여를 권장하며 그 이후 투여 간격은 최소 12시간 이상으로 하되 1일 4정(세미서방정은 8정)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제품과 함께 복용해 일일 최대용량인 4000mg을 초과할 경우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하는 다른 제품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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