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만성질환자 저체온증 대비 필요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16도 였던 지난 23일 서울 한강 반도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사진=윤대우 기자)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영하 20도 안팎의 한파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랭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랭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신체에 피해를 입히는 겨울철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 초까지 총 227명의 한랭질환자가 신고, 7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6% 증가한 수치로 동기간 대비 사망자는 1명에서 7명으로, 동상환자는 10명에서 35명으로 늘었다.

특히 한랭질환 중에서도 저체온증 환자가 증가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서 추위를 느끼고 몸이 떨리며 의식이 저하되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보이는 대표적 한랭질환이다. 한랭질환을 방치해 체온이 32도까지 떨어지면 떨림이 멈추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28도 이하로 떨어지면 심폐정지가 일어나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저체온증을 보인 환자 중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많았으며 5명 중 1명은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한랭질환에 의한 사망자 중 43%가 당뇨,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만큼 만성질환자의 혹한기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온유지에 취약한 만성질환자의 경우 한파에 노출될 경우 저체온증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 속에서 무리한 신체활동을 할 경우 혈압 상승으로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주변에 저체온증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응급상황임을 인지하고 즉시 병원을 찾거나 119로 신고를 해야 한다. 가벼운 증상일 경우 환자를 따뜻한 실내로 옮기고 담요를 덮어주는 등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한랭질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따뜻한 음료를 주는 등의 행동을 해선 안 된다.

혹독한 한랭은 피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추위로 피부가 어는 동상이나 차가운 기온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동창 등의 한랭질환은 증상이 가벼우면 하루 안에 자연 회복되지만 추위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물집이나 괴사를 동반하며 심각한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동상은 영하 2~10°C의 추위에 노출되는 손, 발, 뺨, 귀, 코 등에 많이 발생한다. 추위에 의한 피부 손상 정도는 노출시간과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벼우면 홍반과 불쾌감 정도만 나타나며 2~3시간 내에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조직이 괴사하거나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동상에 걸렸을 때는 재빨리 37~42℃ 정도의 온수에 동상부위를 담그고 창백해진 피부에 홍조가 생기고 피부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도움된다. 너무 뜨거운 물에 담글 경우 동상으로 무감각해진 피부에 오히려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만약 증상이 심해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동창(동상과 다른 개념)은 초겨울 손가락, 발가락, 발뒤꿈치, 귀 등에 잘 나타난다. 추위로 발생하는 가장 가벼운 질환이지만 추위에 민감한 층에게서 잘 나타난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따뜻한 실내에 가면 피부가 화끈거리면서 피부가 붉게 붓는다. 가려움이나 통증을 동반하고 심한 경우 물집이나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창은 발생 부위를 따뜻하게 하고 휴식을 취하면 자연소실 되지만 만성이 될 경우 매년 겨울 재발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 미래감염병대비과 이상원 과장은 “이러한 한랭질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파특보 등 기상예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날씨가 추울 때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되 외출을 할게 될 경우엔 미리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으로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며 “운동은 되도록 가벼운 실내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실내 온도는 18∼2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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