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내년 재배 의향면적 올해보다 16.7% 감소”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신새아 기자] 올해 김장철에 배추 농가는 '쓴 눈물'을 삼켜야했다. 11월은 대표적인 ‘김장철’ 이지만, 10월보다 배추 가격이 떨어지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김장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내년 봄배추 재배면적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지난 11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추가격은 전월에 비해 40.4%나 폭락하며 당근·무·갈치 등 주요 생필품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 올 가을 ‘배추 풍년’으로 가격 뚝 떨어져 
 
이처럼 11월 배춧값이 40% 이상 폭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생산량에 따른 수급 문제가 가격에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9월에 수확한 여름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가들은 앞 다퉈 김장철 소득을 높이기 위해재배 면적을 지난해보다 20%나 늘렸다.
 
이에 전년 대비 배추 수확량이 30% 가까이 증가하면서 물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떨어지게 되자 농가는 배추를 뽑아보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배추밭을 갈아엎는 결정까지 하게 됐다.
 
게다가 올해는 기온과 일교차가 적정했고, 태풍 한 번 없었던 풍년인 탓에 생산량도 9% 이상 늘어나다보니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
 
◇ 배춧값 폭락 여파…농가 "봄배추 재배계획 줄일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원장 김창길) 농업관측본부가 최근 표본농가들을 대상으로 내년 봄배추 재배 의향면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봄보다 16.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형태별로는 시설 봄배추 감소폭이 -17.7%로 노지 봄배추 감소폭 -16.5% 보다 클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 재배 면적으로는 호남지역의 예상 감소폭이 –24.6%로 가장 큰 가운데 충청 20.3%(시설 22.3%·노지 19.8%), 경기·강원 16.7%(시설 31.3%·노지 13.1%), 영남 7.1%(시설 8.3%·노지 6.8%) 순으로 감소폭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농경원은 향후 농가의 배추 재배면적 감소폭과 가격은 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선우 국제모형운영실 선임연구원은 “최근 겨울 배추 가격이 낮아 농가들이 내년 봄배추 재배 면적을 줄이려고 한다”며 “그러나 아직 재배 의향을 결정하지 못한 농가도 있기 때문에 향후 시세 등에 따라 봄배추 재배 면적의 변동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상청은 내년 1월까지 가을·겨울배추 주산지인 전남 지역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고, 강수량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평년기온을 예상한다면 배추 물량이 많아 가격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파나 폭설 등과 같은 이상기상이 발생할 경우 수급이 불안정해져 가격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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