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이진우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올 상반기 손해율이 하락해 수익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온 것으로 드러나자,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개선이 보험사 배불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군포 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개선으로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현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로, 같은 해 1월 83.9%에 비해 5.9%p나 하락했다. 손해율이 하락한 이유는 고가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개선 효과로 풀이된다. 이는 보험사의 수익성을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해율이란 사고로 지급한 보험금을 그동안 거둬들인 보험료로 나눈 것으로,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커진다.

하지만 보험사의 실적 개선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료 조정내역을 보면, 보험료 조정이 있었던 11개사 중 9개사는 개인용, 업무용, 영업용 보험료를 모두 인상했고, AXA·메리츠 등 2개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을 뿐, 업무용과 영업용 보험료는 올렸다.

또한 11개사의 보험료 조정 현황을 보면 개인용은 평균 0.59%p, 업무용은 0.87%p, 영업용은 1.2%p 상승했다. 특히 개인용과 업무용 보험료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손해보험으로 1%p 인상했다. 영업용의 경우엔 AXA손해보험이 1.8%p로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다.

손해율 실적을 보험료 조정에 반영한 기업도 3개사(한화손보, 현대해상, AXA)에 불과했다. 아울러 한화손보, 현대해상 2개사는 손해율 실적을 반영했음에도 보험료를 인상했다.

이 의원은 “손해보험사는 높은 손해율을 근거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지속해왔는데, 제도개선으로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만큼 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개선이 보험사 배불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