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로 무료와이파이 개방한 거 아냐”

이통사 로고.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오는 8월부터 타사 고객에게도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전국적으로 25만개가 넘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이통사가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를 공유하고 통신사가 보유한 와이파이 존이 없는 곳은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함께 공공 와이파이존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부담되는 기본료 폐지 대신 무료 와이파이로 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반쪽이라도 발맞추는 모양새를 띄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 기본료 폐지와 관련해서 아직까지도 국정위와 의견충돌이 장기화되면서, 구체적인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 8만1000개, 7만개 와이파이를 개방한 데 이어 KT도 전국 10만 규모의 WiFi AP(Access Point)를 전 국민에게 개방한다. 

타사 고객의 사용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KT의 경우 타사 고객들은 KT 와이파이 AP 접속시 일정 시간(5~15초) 광고를 시청한 후 1시간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이용 방법은 8월 중 와이파이 개방 시점에 올레닷컴 등을 통해 안내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무선 와이파이 신호 중 ‘T프리 와이파이존’을 선택해 사용하면 되며 LG유플러스는 특정지역별로 설정된 맞춤형 광고를 시청한 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시민단체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이동통신3사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면서 “정부는 이동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규제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서비스 고도화와 이용자 편익 확대를 위한 부분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 가운데 하나인 통신기본료 폐지 논의에는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기본료 폐지를 강행할 경우 연간 7조 원의 손실로 영업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고 시청 등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와이파이를 어쩔 수 없이 개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무료 와이파이 개방은 기본료 폐지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고객들이 부담 없는 모바일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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