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설공단 "컬쳐리퍼블릭 위탁운영 허가 취소"...점주협의회 새로 위탁운영 맡을 듯

고척스카이돔 전경.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지난해 4월부터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 점주들은 푸드몰 위탁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과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지속해왔다. 결국 위탁운영 허가권자인 서울시설공단이 개입한 결과, 컬쳐리퍼블릭의 위탁운영업체 허가가 취소됐으며, 점주협의회가 새로 위탁운영을 맡는 것에 대한 새로운 합의 절차에 들어갔다.

9일 서울시설공단(이하 공단)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위탁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은 지난 4월 18일부터 위탁운영 허가가 취소됐다”며 “공단은 푸드몰 점주들과의 검토과정을 거쳐, 향후엔 푸드몰 점주협의회가 위탁운영을 맡는 것으로 해서 허가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단은 컬쳐리퍼블릭을 푸드몰 위탁운영업체로 선정했다. 그리고 선정 이후 지난해 31개 매장 점주들과 공동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모두 컬쳐리퍼블릭에게 넘어가게 됐다. 각 매장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카드 결제액은 자동으로 컬쳐리퍼블릭으로 가고, 현금은 매일 입금하는 방식이었다. 계약에 따르면 컬쳐리퍼블릭은 매달 매출액에서 15~20% 가량의 수수료와 관리비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각 점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 입구. (사진=소비자경제)

그러나 점주협의회는 지난해 4월 푸드몰이 개장한 이후 제대로 된 수익금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점주협의회는 지난해 10월 26일 기준으로 푸드몰 내 매장 31개 중 14개 매장의 피해금액이 3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점주협의회는 지난해 서울 강서경찰서에 컬쳐리퍼블릭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점주들은 개장 이후부터 1년 가까이 컬쳐리퍼블릭과의 생존권 투쟁에 지쳐갔고, 재정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11월 12일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점주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를 고려해 올해 2월 27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수익금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결국 컬쳐리퍼블릭에게 위탁운영을 맡긴 공단 측이 적극적으로 문제에 개입하기에 이르렀다. 공단 측은 컬쳐리퍼블릭이 공단에 위탁료를 미납했고 점주협의회에도 수익금 배분을 지연하면서 발생한 채무 문제를 사유로, 지난 4월 18일 위탁운영 허가를 취소했다.

공단 관계자는 “31개 점주들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단 차원에서도 위탁료 미납 금액을 문제 삼아 컬쳐리퍼블릭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의 한적한 모습. (사진=소비자경제)

지난 8일 점주협의회 대표는 <소비자경제>와 만나 “현재는 공단 측과 합의 과정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아직 최종 합의가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공단 측은 푸드몰 31개 점주들에 대한 감정평가·점주면접을 거쳐 점주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위탁운영을 맡길 계획이며, 합의에 필요한 ‘허가서 표준안’ 내용 중에 건의사항을 제시해 이에 따른 절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최종 합의 결과는 6월 중순 전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취재진은 컬쳐리퍼블릭 측에 이와 관련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