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출장 간 유일호 “한미FTA 재협상 논의 전 대미 경상수지 흑자 줄이기 관건”

13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3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2.6%보다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 부총리는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곧 나오겠지만 제가 듣기로는 예상보다 좋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6월에 나오는 미국 상무부의 무역적자 종합보고서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나올 경우 (성장률이) 0.1%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 전망이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 상무부에 대미 흑자를 많이 내고 있는 나라들의 무력 실태 조사보고서를 제출해달고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결국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고 관건이고 결국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에 달렸다는 점을 직시했다.

그는 “우리가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한미 FTA를 리뷰(재평가)하는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대미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수입 이외에 자동차 등 몇 개 품목의 수입이 (추가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늘면서 대미무역수지 흑자가 많이 줄었는데 자동차 등 몇 개 품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자동차는 민간에서 수입하는 것이라 늘릴 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노력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FTA 재협상 시기에 대해선 “한꺼번에 건드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우리가 예상하기로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먼저 해결하고 중국과의 (무역적자) 문제 이후에야 한미 FTA를 논의에 올릴 것이라고 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올 상반기 비켜간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선 “이번 (4월에도) 지정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올 10월에도) 낙관적으로 본다”면서 “결국 GDP 대비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와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재차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가 이어졌다.

그는 이어 “GDP 3% 이상 경상 수지 흑자는 우리가 당장 할 수 없고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을 200억 달러 밑으로 줄인다고 하면 지정할 이유는 정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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