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선포식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 슬로건 새 출발 다짐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미디어 설명회를 가졌다. (출처=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 3일 미래가치 창출을 목표로 현장•가치•투명경영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슬로건으로 “새로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며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황각규(62)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뉴 롯데’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한 끝에 그룹의 새 비전으로 ‘고객과 함께 일상의 가치를 창조하는 롯데’로 정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이 자리에서 “2009년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을 목표로 세우고 사업을 해왔으나, 최근 깊은 성찰을 통해 기업의 목표는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기자간담회에 신동빈(62)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황 사장은 ‘원톱’으로 나온 것을 두고 사실상 그룹의 2인자 자리를 굳힌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검찰 수사 이후 고 이인원 전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자살하고, 신격호(96) 총괄회장을 비롯해 오너 가족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된 데 이어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얽혀 경영 전반에 걸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황 사장이 신동빈 회장의 대신해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 나서 ‘뉴 롯데’의 비전을 제시하고 당분간 그룹 경영에 이끌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뉴 롯데’의 경영비전은 양적 성장 보다는 내부역량을 강화해 내실 있는 질적 가치를 높여가겠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롯데그룹은 이번 비선선포식에서도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롯데는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급변하는 사회에서 주주, 지역사회, 파트너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2009년, 매출 200조를 달성해 아시아 10대 브랜드가 되겠다는 ‘Asia Top 10 Global Group'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2008년 롯데의 해외 진출국은 6개국에 불과했고 현재는 23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그룹 매출 역시 2008년 42.5조원에서 2016년 92조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처럼 양적 성장을 이룬 롯데가 나아가 방향으로 제시한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터 (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새 비전은 롯데의 브랜드를 통해 고객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아울러 새 비전은 양적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비전 실현을 위해 네 가지 경영방침 '투명경영',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을 선정했다. 무엇보다 투명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 공동의 성장을 모색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핵심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률을 확보해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가치경영을 두고선 고객을 최우선으로 기업 내부 경쟁력을 창출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사회적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은 물론, 롯데그룹 전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동반성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가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지만, 파트너사나 고객, 주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가지 않고서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없다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판단”이라며 “20여만명의 협력사 직원과 협력업체와 협업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해 연관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서 비공개로 창립 50주년 행사를 갖고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참석한 모든 임직원들이 ‘New Vision’ 실천서약에 서명한다.

이 행사에는 신 회장과 황 사장 등 그룹 수뇌부를 비롯, 이원준ㆍ송용덕ㆍ허수영ㆍ이재혁 BU장(업종별 계열사를 총괄하는 부회장 또는 사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다. 또 창립 5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는 ‘롯데월드타워’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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