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식사 전 물티슈 사용이 위생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물티슈들은 치명적인 세균들로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물티슈에서는 인체에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항생제조차 잘 듣지 않는 세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정무상 제주한라대 임상병리과 교수는 23일 “지난해 4∼6월 사이 제주도 내 대중음식점, 커피전문점, 제과점 등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 55개를 수거해 미생물 오염도를 평가했다”며 “그 결과, 50개 90.9%에서 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대한임상검사과학회지에 발표됐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일회용 물티슈의 세균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각 물티슈의 수분을 멸균 컵에 짜낸 뒤 35℃ 배양기에서 18시간 배양했다”며 “전체 조사 대상 물티슈에서 총 71개의 균주(菌株)가 분리됐으며, 세균 수로는 1㎖당 평균 4140개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또 “세균이 자라지 않은 물티슈는 겨우 5개에 불과했는데 심지어 2개의 물티슈는 ㎖당 1만6670개의 세균이 자란 것으로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고 해서 ‘기회감염균’으로 불리는 황색포도알균과 녹농균까지 나왔다. 황색포도알균에 오염되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고 녹농균은 패혈증과 전신감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세균이다.

무엇보다 두 세균은 항생제도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의 철저한 실태파악 조사가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는 “위생용품관리법을 제정해 일회용 물티슈의 유효기관과 보관기준을 만들고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예초 위생용품의 규격 및 기준을 담은 고시를 개정해 오는 8월 16일부터 일회용 물티슈에 살균제,보존제의 성분을 표시토록 했으나 유효기간 등 기준은 없어 ‘위생용품관리법’을 별도로 신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팀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티슈는 정확한 보관방법 안내가 없고 제조일과 사용기한 표시가 없는 제품이 상당수”라며 “심각한 세균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제조일로부터 한 두 달 이내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물티슈보다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낫고 불가피하게 물티슈를 쓴다면 제조날짜와 ‘밀폐여부’ 확인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