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우리 일상까지 밀려오고 있다. 기계·인공지능을 통한 IT융합 기술은 인류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위협이란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4차산업혁명 이론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전 세계적으로 유비쿼터스, 모바일 슈퍼컴퓨팅,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유전공학, 신경기술, 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 기술, 전문영역이 서로 융합해 기존의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슈밥은 자신의 저서 ‘4차산업혁명’에서 “신기술의 발전과 수용을 둘러싼 엄청난 불확실성 때문에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기존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파괴적 혁신과 엄청난 불확실성”이란 기계와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 ‘우리의 직업을 얼마나 컴퓨터에게 내줄 것인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702개 직업을 조사 결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앞으로 20년 안에 그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회계사 94%, 프로그래머 48%, 경제학자 43% 같은 전문직이 사라질 확률이 상당히 높았고, 텔레마케터는 99%에 달했다. 정교함이 적고 반복적인 업무로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직업들이었다.

반면 사회복지사 0.3%, 레크레이션 치료사 0.2%와 같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에 기초한 관련 직업들은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감정을 공유하는 직업은 인공지능에 의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인공지능의 가장 큰 취약점은 감정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기계·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까지 카피해 흉내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황대욱 청주가경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인공지능이 사회복지사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로 3가지를 제시했는데 ▲다양한 환경·문제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상황대처 개입능력’ ▲공급자 중심이 아닌 사람이라는 ‘수요자 중심’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능력 ▲사람과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한데, 인공지능은 이것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의사소통 속에 담겨있는 ‘내포적 의미’를 인공지능은 파악해 낼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는 <소비자경제>과의 통화에서 “사회복지사 직업의 특성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이기에 인공지능이 이런 점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텔레마케터 관계자는 “텔레마케터는 직업 특성상 ‘평준화된 멘트’와 ‘메뉴얼’만 있다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인건비 절감의 목적으로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것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 ‘2015~2020년도 고용 전망’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는 약 714만개, 새로운 일자리는 약 200만개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체적으로 5년간 514만개의 일자리가 감소될 전망이고, 해마다 103만개 일자리가 줄어드는 셈이다.

그러나 기계·인공지능이라는 대체 기술은 메뉴얼에 따른 기술적인 업무 대체 수준을 의미할 뿐, 확대 해석은 금물이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더라도 해당 직업의 업무 수행에 있어 사람들의 거부감이 크다면 대체되지 않을 확률이 크고, 사람을 상대함에 있어 인간 고유의 영역인 감정을 다루는 직업은 인간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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