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AI파동 여파...정부, 치킨 가격 인상 우려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이 지난 6일부로 중단되면서 달걀 및 닭고기 가격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사진출처 = SBS 방송화면 캡쳐)

[소비자경제=이수민 기자]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에 따른 돼지고기 값과 달걀 가격 급등,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연초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에 경고등이 켜졌다. 

1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급등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0.4%)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정치 혼란과 테러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터키(7.8%), 지난해 OECD에 가입한 라트비아(6.2%)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OECD 회원국 평균(2.3%)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먹거리 물가만 급등한 것이다.

가격이 올라도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만큼 식료품 물가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지출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이 지난 6일부로 중단되면서 달걀 및 닭고기 가격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 10일 현재 ㎏당 2천327원으로, 작년 동월(㎏당 1천373원)보다 69.4% 급등했다.

여기에다 치킨 업계 1위인 BBQ치킨이 오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닭고기도 생산자단체 등에 가격인상 자제 협조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치킨 업계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대응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정부의 AI 대책 실패로 닭고기 수급 문제가 발생하자 그 책임을 업계로 떠미는 것이 아니냐"며 "애꿎은 가맹 점주들에게만 불똥이 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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