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것” 공세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캠프의 예종석(왼쪽)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부본부장이 문 전 대표의 경선캠프 이름 '더문캠(the문캠)'과 로고이미지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문재인 전 대표측)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치매온라인 상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 전 대표의 대선캠프인 ‘더문캠프’ 측은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고 경찰에 유포자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3일 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 등 유명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8개 항목의 치매증상들을 나열하고 문 전 대표의 발언과 일련의 행보에 연결 지은 글이 올라오면서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문제의 글은 병원에서 진단하는 ‘치매 검사항목 8가지’라며 각 항목별로 문 전 대표의 행동과 결부시키고 있다.

현재 게시판에 올랐던 이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더문캠프의 대응을 정치권 안팎으로 두고 파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나열된 치매검사 항목 8가지는 △날짜를 잘 모른다 △ 사람 이름을 대기 힘들어 한다 △과도하게 낮잠을 잔다 △식탐이 증가한다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보인다 △새로운 것을 잘 배우지 못하며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한다 △동문서답 한다 △이 많이 빠질수록 뇌질환 가능성 커진다 등이다.

이 각각의 항목마다 문 전 대표의 자잘한 실수들을 갖다 붙여 마치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루머글이 급속도로 퍼진 데에는 지난 11일 “문재인 전 대표에게 치매 의혹이 든다는 글이 있네요”라며 “다소 시니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신체가 건강한지는 검증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며 올린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보좌관의 트위터 글도 한 몫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더문캠 수석대변인 박광온 의원은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악의적으로 조작된 이른바 문재인 치매설은 문 후보를 흠집 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용식 더문캠 가짜뉴스 대책단 단장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치매설을 퍼트린 자를 내일 고발조치 한다”며 “더문캠의 ‘가짜뉴스 대책단장’으로서 첫 공식조치”라고 공개적으로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문 단장은 “우리가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가짜뉴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대표적으로 악질적인 사례는 끝까지 파헤칠 생각”이라며 “우리의 모토는 ‘한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라고 다소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오전 PBC라디오에 출연해 “페이크 뉴스 잘못된 SNS를 올렸다고 하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 당 소속 의원의 보좌관이 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것이 사실이라면 저희 당 내에서도 처벌하겠다”며 불똥이 국민의당으로 튀는 것을 급거 차단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태도를 바꿔 더문캠 문 가짜뉴스대책단장의 트윗글을 문제 삼으며 “마치 국민의당이 문재인 치매설을 유포한 주범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난다”고 공세를 폈다.

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문캠 관계자가 '한 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며 치매설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도했다고 하니 그 저의마저 의심스럽다”며 “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산된 것이라고 막말을 한 손혜원 파문 등 영입인사들의 잇따른 설화를 잠재우기 위해 사안을 침소봉대해 국민의당에 화살을 돌리려는 것이라면 정말 나쁜 정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지나친 면이 있다고 해도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것은 너무 지나친 대응”이라며 “지금 문 전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치매설에 대한 법적 대응과 네티즌 재갈 물리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단장도 '한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라는 발언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다시 '일벌백계주의'로 표현을 수정했지만 ‘문재인 치매설’을 둘러싼 논란을 오히려 키운 셈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새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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