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우 발행인 겸 편집국장

[소비자경제 칼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ㆍ야 대권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선고시점으로부터 60일 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30% 이상 지지율을 보이며 청와대 입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순이다.

이러한 지지율의 변수는 탄핵 선고다. 촛불민심과 태극기민심이 첨예하게 갈등하면서 늘 그래왔듯이 차기에도 반쪽짜리 대통령 탄생이 예고된다. 국민들의 과반 이상 지지율을 얻지 못한 대통령은 5년 후 어떠한 이유로든 박근혜 대통령처럼 될 가능성이 짙다. 이는 한국 역사와 정치사가 증명한다.

그동안 결과 뻔한 상황을 곁에서 목도했음에도 아이러니컬하게 대권주자들은 청와대 입성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있다. 아마도 “본인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 아닐까.

대권주자들은 매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주시하고 있다. 1~2% 떨어졌느니, 3%가 올랐느니, 1위와 10% 이내로 좁혀졌느니 등의 언론보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입술은 마르고 속은 타들어 갈 것이다. 말을 많이 하게 되고, 공약을 남발하게 된다. 국책사업 공약을 검토할 시간도, 분석할 상황도 촉박하기에 전국 곳곳을 돌며 지역에 유리한 달콤한 말만 쏟아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경실련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20대 분야 674개 공약에서 완전히 이행된 공약은 41%(273개)에 그쳤다.

따라서 지금 대권 주자들이 각 지역마다 다니며 내놓는 공약이 이행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 듯싶다. 공약을 남발하는 이유는 조급함 때문이다. 마음이 급해지고 불안해지니 공약은 물론 본인이 주장했던 신념과 계획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으로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ㆍ야 국회의원 후보들이 각각 해당 도지사, 시장을 만나 설득도하고 협박하면서 정부 발표를 끌어냈다.

하지만 선거이후 그것을 추진하는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들의 리더십이 지지부진 하면서 사업자체가 점차 신기루가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를 탓하고 있지만, 대통령도 탄핵시키는 국회의원들이 이정도 사업 추진 앞에 비실비실 거리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다. 하물며 대권 주자들이 말하는 국책사업 공약은 수천억~조단위 사업들이 투입되는 사안들이기에 말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해야 한다.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는 오히려 지킬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국민은 이러한 대권주자들의 행동하나하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분석하고 기억한다. 카메라 기자들의 최신 DSLR 카메라로 인해 대권주자의 표정까지 세세히 읽을 수 있다.

지지율이 오른 후보들이야 얼굴표정이 밝지만,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조금 떨어진 후보들은 영락없이 말 수가 많아짐을 느낀다. 토론을 요구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듯하다가 갑자기 상대를 비난한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정치논리라 하지만, 우리 국민은 그간 여러 리더를 경험하면서 말을 자주 바꾸고 신념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또다시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즉, 대권주자들은 지지율 하락 때문에 불안할수록 심호흡 길게 하고 자신이 주장했던 말이 일관성은 있는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말인지 깊게 생각해야 된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갈수록 정확성이 떨어진다.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봤고 우리나라 20대 총선에서도 목도하지 않았나.

2주 앞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대한민국은 또다시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 칠 것이다. 차기대통령으로 유리한 후보일지라도 탄핵심판 이후 불리해질 수도 있다. 변수가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음 대통령은 두 쪽으로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설령 지금 지지층으로부터 욕을 먹더라도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밀고 나아가야 한다. 지지율 조금 떨어졌다고 조급함을 보여 다른 반쪽을 비난하고 지적한다면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

그도 어차피 5년 후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발행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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