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항체형성율 95.6%…구제역 확진 농가 항체형성율 5~20%

구제역 전국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백신접종 관리와 항체형성율 검사의 빈틈이 구제역을 키운게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구제역 전국 확산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구제역 ‘백신접종’과 ‘항체형성율 발표’의 엉터리 검사 방법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이 경기 연천까지 이어지면서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농가들의 백신 접종방법과 당국이 해왔던 항체형성율 검사의 허술한 ‘틈’이 밝혀지면서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 젖소 농가의 마을 이장은 <소비자경제>과의 통화에서 “구제역 백신 주사 당연히 다 맞힌다. 소가 얼마짜린데”라며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되는 건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 백신접종 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냉장보관하고 있다가 접종할 때는 15도 이상에서 녹여서 주사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게 점액질이라 처음 꺼내면 주사기에도 잘 안 빨려 들어가고 놓기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가 움직이거나 주사기를 꽂으면 발버둥을 치는 경우도 있어 완벽하게 주사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걸 수십 마리씩 또는 100마리 넘는 소에 접종하는 건 힘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충북대 수의학과 강신영 교수는 “소가 움직이거나 바늘이 부러지면 소가 100%접종 되겠냐”며 “구제역 백신은 2ml 분량의 주사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해보면, 점액질 성분의 구제역 백신 주사는 냉장보관후 15도 이상으로 녹여 주사기에 주입하고 움직이는 소에게 2ml 분량만큼 접종 주사를 놓아야 하지만, 농가에서 전문가도 아닌 농장주가 직접 모든 소에게 접종 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농가에서 ‘보관방법’이나 ‘주사방법’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이나 정읍의 해당 농가 항체형성율이 20%, 5%라는 사실은 백신접종의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지난 6일 “우리나라 소 사육 농가의 백신접종 후 항체형성율은 평균 95.6%(지난 12월 기준 97.5%)”라고 발표한 바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치다.

이에 대해 마을 이장은 “그걸 뭘로 검사하겠느냐, 이 지역은 젖소를 비롯해 소 키우는 농가들이 많은데도 우리 마을 주변에는 단 한 번도 항체형성율 검사는 하러 온 적 없다”며 “그건 도축장에 들어가는 소들에게서 검사한다”라고 말했다.

살아있는 소들의 항체형성율 검사를 위해서는 농가들을 무작위 방식으로 다녀야 하지만, 도축장에 오는 소들은 각 농장 소들이 모두 오니까 검사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도축장에 오지 않는 젖소의 경우라면 검사됐을 가능성은 더욱 낮다.

농림축산부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표본설계에 따른 농가의 무작위 선정과 농가의 소 선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지난 5일 충북 보은에서 처음 발생해 전북 정읍과 경기 연천 등으로 확산된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살처분된 소가 모두 12개 농장 826마리”라며 “오는 13일까지 전국 소 330만 마리 가운데 제외대상을 뺀 283마리에 대해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을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당국은 지금 소를 잃고 있는 순간에라도 빈틈을 시인하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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