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제3지대를 향한 정치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친박·친문으로 대별되는 패권세력을 배제한 비패권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제3지대’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반기문, 제3지대 정치세력화 의지

반 전 총장은 25일 “아직도 패권, 기득권에 매달리는 정치의 낡은 틀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제3지대에서의 정치세력화 의지를 표명했다. 반 전 총장의 이날 발언은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로 열린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설 연휴 전 탈당설이 흘러나오는 와중에 이루어진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3지대의 빅텐트와 대선출마에 버금가는 정책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전날에도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새누리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에 당장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 전 총장은 24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큰 틀에서 도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제3지대와 개헌을 표명해 온 대표적인 제3지대론자다. 두 사람은 설 연휴가 지나고 다시 회동하기로 했다.

◆손학규, 국민의당과 함께 ‘정권획득’ 강조

손학규 의장은 국민의당과 함께 제3지대 깃발을 올리겠다며 주도권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손 의장의 제3지대는 국민의당 일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연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손 의장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당과의 연대·연합도 곧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연대하면서 다른 개혁세력을 끌어들여 정권을 획득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제3당으로서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고 하는 국민의 요구를 받았다”면서 “당연히 같이 해 나갈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손 의장은 이를 위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연대·연합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또 손 의장은 “반 전 총장과 조만간 만날 예정”이라면서 “3월 정치권 빅뱅이 오면 민주당 개혁세력이 합류하는 등 빅텐트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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