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당이 홍삼에서 왔는지 혹은 물엿에서 왔는지 그 유래를 구별하기 어렵다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험법도 없고, 국내에서도 식품에 함유된 물엿과 카라멜색소를 분석할 수 있는 명확한 시험법이 없어 식약처를 포함해 검사가 가능한 기관이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천호식품은 중국산 인삼농축액으로 홍삼제품을 만들지 않았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확인했다. 천호식품은 최근 홍삼제품 판매를 위해 한국인삼제조협회 소속의 고려인삼연구가 생산한 홍삼원료를 구매했다가 ‘가짜 홍삼’으로 홍역을 치렀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의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사용해 홍삼제품을 만든 업체가 어디냐는 질문에 대해 “천호식품은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사용한 업체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천호식품은 중국산 인삼농축액이 문제가 된 게 아니다”면서 “(고려인삼연구가) 홍삼진액을 생산할 때 (국내산 홍삼에) 물엿과 카라멜색소를 혼입한 것이 적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관계자는 6일 “홍삼원료에 물엿 등 ‘기준 외 물질’을 첨가한 경우 분석이나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시험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홍삼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당(糖)과 색소(色素)가 있어서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그렇다보니 당이 홍삼에서 왔는지 혹은 물엿에서 왔는지 그 유래를 구별하기 어렵다. 색소도 홍삼에서 왔는지 카라멜색소에서 왔는지 그 특성분석이 어렵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험법도 없고, 국내에서도 식품에 함유된 물엿과 카라멜색소를 분석할 수 있는 명확한 시험법이 없어 식약처를 포함해 검사가 가능한 기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 중국산 인삼농축액 150톤, 어디로 갔나

서울서부지검은 작년 12월 29일 ‘중국산 인삼농축액’ 등으로 가짜 홍삼제품을 만들어 유통시킨 한국인삼제조협회 회장, 부회장 등 7명을 적발, “중국 원산지 표시를 제거 후 ‘국산 홍삼 100%’라고 표시하고, 허위 경작확인서를 판매처에 제출해 홍삼원료를 납품해 왔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들은 연평균 47.5톤의 인삼농축액을 3년간 수입, 이렇게 만든 가짜 홍삼농축액은 460억원 규모로 350억원 상당은 국내 면세점, 대기업, 제약회사 등에, 110억원 상당은 해외 수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발표 한 달이 가까워오는 동안 ‘중국산 인삼농축액’으로 만든 ‘가짜 홍삼제품’은 꼭꼭 숨겨진 채 어둠속에 감춰져 보호받고 있다. 몸통인 ‘중국산 인삼농축액’은 놔둔 채, ‘국내산 홍삼’에다 물엿과 카라멜색소를 첨가해 만든 홍삼원료를 구입한 천호식품만 여론의 뭇매질을 당했다. 지난 3일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유력언론은 ‘중국산 가짜 홍삼액 팔았습니다’를 제목으로 뽑아 ‘천호식품 때리기’를 이끌기도 했다.

반면, 시사저널은 10일자 ‘모든 홍삼 제품은 가짜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업계와 전문가를 인용해 “농협홍삼과 한국인삼공사에 납품, 흘러들어 간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인삼농축액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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