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 낙하산 인사 개입 불가할 듯

우리은행이 민영화 절차를 밟아 과점주주체계로 운영될 예정이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민영화에 일조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주사 체제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광구 행장의 연임가능성은 정부가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안착할 경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던 데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은행장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인 상태다.

이광구 행장에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차기 행장에 정부 낙하산 인사 개입 가능성도 작은데다, 우리은행 지분투자에 참여한 과점주주들도 반대하지 않는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이사진과 새로 참여할 과점주주들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투자자를 직접 찾아다니며 투자설명회를 가졌던 이광구 행장의 노력을 높이 사고 있는 만큼 이사회가 차기 행장에 대한 단서 조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이사회가 이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 인물이 선임될 경우라 하더라도 업무파악에만 3개월 이상 소요되고 이는 민영화 조기 안착을 원하는 과점주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되므로, 과점주주들로 주축을 이룰 임원추천위원회는 결국은 이광구 현 은행장을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더 많은 투자이익을 거두려는 주주들에게 앞으로 1년이 중요한 데 새로운 사람을 차기 행장으로 선택하는 모험보다는 기존 인사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바랄 것”이라면서 “이광구 은행장은 과점주주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내외부 성과에서도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어 적임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광구 행장은 9000원대에 머물던 우리은행 주가를 12000원대까지 끌어올렸고,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도 13% 초반에서 2년만에 14%대로 올려놓았다.

또 그의 경영 방침으로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30%가 넘는 실적 개선을 보이며 3분기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임기 2년 동안 뛰어난 경영 성과를 보였다.

이렇듯 이 행장의 민영화 기여도와 경영 성과가 더해진데다 정부가 낙하산 인사도 내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증명이라도 되듯 최근 우리은행 차기 행장으로 거론됐던 전 금융기관장 K씨에 대한 하마평이 수그러 들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의결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은행 지분 중 29.7%를 미래에셋자산운용(3.7%), 동양생명,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이상 4%), IMM PE(6%) 등 7개 투자사에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로서 최대 주주가 예금보험공사에서 7개 민간 과점주주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6년을 끌어왔던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하게 됐고 이 가운데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등 5곳은 사외이사를 통해 우리은행 경영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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