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민들 국민안전처 보다 일본 도쿄청 정보 더 신뢰

▲ '지진의 정의' 설명하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출처=국민안전처)

[소비자경제=양우희 기자] 지난 12일 경주 본진 이후 계속 수백차례의 여진이 발생하자 국가 비상사태를 대비한 정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관련 정부부처와 산하 연구원에 정보가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경주 지진 발생 후 라면과 생수 판매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고, 견과류로 식품의 매출은 무려 160%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침낭과 랜턴, 코펠 같은 캠핑용품 매출 역시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포털에는 일본 도쿄도청이 제공하는 '도쿄방재'를 참고해 생존베낭을 싼 사람들이 올린 인증샷이 여러 개 올라왔다.

반면,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경주 지진이라는 큰 국가 재난을 맞고도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부족해 보였다.

22일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지진 발생시 국민 행동 요령’이라는 제목으의 동영상이 있지만 일시적인 대피 방법을 제시했을 뿐, 유사시 장기적인 행동 요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비상대비물품' 안내. (출처= 국민안전처)

또한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비상대비용품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나 모두 손바닥 한 뼘 정도에 불과한 양이었고, 그림 설명 등은 생략돼 있다.

본지는 국민안전처 산하 기관인 ‘국가재난연구원’ 측에 21일 전화를 걸어 ‘지진 발생 시 생존을 위해 꾸려야 할 물건들’, ‘장기간 피난 시 필요한 정보’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현재 연구원 전체가 바빠 경황이 없다”, “이곳보다는 다른 연구원에 연락해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 도쿄도청이 제공하는 '도교방재-비상용 반출 가방 싸는 법'. (출처=도쿄도청 홈페이지)

반면 일본 도쿄도청 홈페이지에는 ‘도쿄방재’라는 여러 재해에 대비해 필요한 정보들을 모은 책자를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위기시 매뉴얼’ ‘알아두면 좋은 재해 지식’ ‘기타 재해와 대책’ 등으로 이루어진 파일에는 유사시 매우 요긴할 것으로 보이는 자료들이 알기 쉬운 그림과 매끄러운 한국어로 나와 있다.

▲ 도쿄도청이 제공하는 '도쿄방재'. (출처=도쿄도청 홈페이지)

사고를 당했을 때 필요한 지혈법, 체온 유지법은 물론, 단수 시 화장실 사용법, 간이 화장실 만드는 법, 여성을 위한 간이 생리대 제작법까지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더불어 피난 생활 중에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체조와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묘사돼 있었다.

다음 날인 23일 오전 본지는 다시 한 번 국가재난연구소에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신호음만 갈뿐, 어떠한 응답도 없었다.

 

양우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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