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여행 중 해산물 섭취한 것으로 밝혀져

▲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3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질병관리본부에서 16년 하반기 국내외 주요 감염병 발생 전망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국내에서 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해산물 섭취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섭취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정확한 경로를 밝히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23일 광주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콜레라 확진 환자 A(59)씨는 지난 7~8일 경남 남해안으로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으며, 여행 도중 해산물을 섭취한 뒤 ‘수양성 설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7일 경남 통영시의 한 시장에서 저녁식사로 농어회를 먹었으며, 8일 낮 시간대 거제시의 한 횟집에서도 농어회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9일 오후 9시 30분께부터 10차례 이상 수양성 설사 증세를 보이자 11일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2일까지 설사증상을 보였으며 항생제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병원 측은 18일 광주 서구 보건소에 A씨를 콜레라 의심 환자로 신고했으며, 치료를 마치고 19일 퇴원·자택 격리 조치했다.

보건소와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2일 실험실 검사를 통해 A씨를 콜레라 확진자로 판정했으며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날 오전 A씨와 A씨 가족(아내·아들·딸)을 상대로 추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 격리가 해제되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면 정확한 감염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 환자 격리 지침상 증상이 없어진 뒤 48시간만 자택 격리를 한다”며 “15년 만에 국내에서 해산물 섭취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추가 격리 조치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콜레라는 주로 콜라라균에 오염된 어패류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음용수를 마셨을 때 감염된다. 지난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유행한 이후 국내 발생은 그동안 없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 국민 58명이 콜레라 환자로 신고됐으나 모두 해외 유입환자였다.

콜레라의 잠복기는 보통 2~3일이며 무증상 감염이 많지만 복통 없이 쌀뜨물 같은 ‘수양성 설사’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되기도 한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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