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국적사 점유율 뛰어 넘어…저가와 지역 기반 성장이 주요 전략

▲ ‘저가항공사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저가항공사가 처음 취항한 이후 11년 만에 누적 승객 수가 1억1000만명을 돌파했고, 일반 항공사의 점유율을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다. (출처=에어서울)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저가항공사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저가항공사가 처음 취항한 이후 11년 만에 누적 승객 수가 1억1000만명을 돌파했고, 일반 항공사의 점유율을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다. 제6의 저가항공사 ‘에어서울’까지 합세하면서 저가항공사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취항 저가항공사별 특징을 살펴보자.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저가항공사들의 국내선 점유율은 2013년 48.2%에서 2014년 50.7%로 절반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54.7%,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56.7%까지 상승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국적사는 2013년 51.8%에서 2014년 49.3%, 지난해 45.3%,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43.3%까지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선 또한 저가항공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2013년 9.6%에서 2014년 11.5%, 지난해 14.6%, 그리고 올해 1분기 18.1%로 3년 만에 점유율이 2배 가량 늘었다. 반면 대형국적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2013년 55.6%에서 2014년 51.1%, 지난해 49.6%,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47.2%까지 떨어졌다.

저가항공사들의 누적 승객은 1억명에 달한다. 저가항공사가 처음 국내 취항한 2005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운임을 낸 누적 승객은 1억1479만명에 달한다. 국내선 승객이 8132만명, 국제선 승객이 3347만명이다.

항공사별로 보면 제주항공(3431만명)을 이용한 승객이 가장 많았고, 에어부산(2425만명), 진에어(2250만명), 이스타항공(1822만명), 티웨이항공(1465만명) 순이었다.

◆ 제주항공, 독점 노선 저비용 실현…소비자 불만은 한계로 남아

가장 많은 승객을 불러들인 제주항공은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공동 출자해 자본금 150억원으로 설립된 저가항공사다. 2016년 7월 8일 기준 AK홀딩스가 5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제주도가 7.72%, 국민연금이 6.26%를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처음 시작은 제주에어였지만 2005년 8월 정기항공 운항사업 면허를 취득한 후 현 상호명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2005년 취항 초기 2~3년간 고유가, 환율,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후발주자의 시장진입 등의 악재로 고전지만 지속적인 노선 확대와 기종 단일화 등으로 소비자 인식 변화로 5년간 매출신장률이 평균 91%를 기록했다. 또한 취항 4년 만에 누적 탑승객 500만 명을 넘어섰다.

업계는 제주항공의 성장 비결로 ‘저비용 마케팅’ 전략을 꼽는다. 기존 대형항공사 독점 노선이나 인기 노선에 저비용으로 뛰어들어 시장가격을 크게 낮춘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가격 하락은 경쟁자들에게 부담이 됐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 제주항공은 승객들이 찾는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소비자와의 소통은 제주항공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항공서비스 상담 분석 결과 제주항공의 상담건수가 901건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저가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항공 관련 상담 내용 가운데는 ‘계약해지와 위약금’ 상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과정에서 해지나 위약금에 대한 주의사항을 충분하게 안내하는 등 시스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에어부산, 부산 지역 유대관계 형성…특가 프로모션도 큰 관심

에어부산은 부산 지역 상공인과 부산광역시가 합작으로 설립한 항공사다. 에어 부산은 국내 7개 항공사 중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유일한 항공사로, 차별화된 지역적 기반은 새로운 시장 창출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2008년 10월 27일 부산~김포 노선 첫 취항 후 4년간 7만4159회 운항하며 840만명의 승객을 수송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에어부산은 그동안 국내외 취항 노선을 16개로 늘리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옌지와 장자제, 베트남 다낭, 괌 노선에 새로 취항하면서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200여명을 신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77명이던 직원 수는 올해 800여 명으로 늘었다.

▲ 에어부산은 부산 지역 상공인과 부산광역시가 합작으로 설립한 항공사다. 에어 부산은 국내 7개 항공사 중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유일한 항공사다. (출처=에어부산)

에어부산이 성장 배경에는 고객 위주로 만든 차별화된 상품과 전략 덕분이다. 에어부산의 대표적인 차별화 상품은 기업 우대 프로그램이다.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법인이면 모두 운임·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현재 국내 1만5000여개, 해외 2000여개 기업체가 가입돼 있다.

최근에는 부산에어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국제선을 프로모션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어의 ‘플라이 앤 세일(FLY&SALE)’ 이벤트를 진행해 편도 총액 기준으로 후쿠오카 4만3000원, 칭다오·타이베이·가오슝 5만3000원, 삿포로·시안·장자제 7만3000원, 세부·다낭·씨엠립 8만3000원부터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어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타 항공사 보다 한 발 앞서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저렴한 가격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일 년에 두 번 있는 프로모션인 만큼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 진에어, 대한항공과 협업 통해 노선 확대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출자한 대한민국의 저가 항공사로, 2008년 7월 17일 김포 제주간 노선에 첫 취항했다. 이후 일본,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지역을 운항 중이며, 국내 저비용 항공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령 괌에 취항했다.

2008년 7월부터 12월 말까지 99%의 정시율과 99.6%의 운항율을 보였으며, 기체결함이나 정비 소홀로 인한 결항은 0%로 기록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애초 에어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취항을 준비했으나, CI선포시기에 맞춰 진에어로 사명이 바꿨다.

▲ 진에어가 제주항공을 넘어선 비결은 국제노선 확대, 대형 항공기 도입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대한항공과의 협업 등의 영향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출처=진에어)

진에어는 다양한 해외 노선 개발과 대형 항공기 도입 등을 통해 국제선 탑승객 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진에어 국제선 탑승객 수는 31만8718명으로 제주항공의 30만6579명을 앞질렀다.

진에어가 제주항공을 넘어선 비결은 국제노선 확대, 대형 항공기 도입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대한항공과의 협업 등의 영향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진에어는 지난해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등 장거리 노선을 포함해 국제선 24개 노선을 취항해 국제선을 두 배 가까이 늘렸고 다른 LCC와 달리 대형 항공기 2대를 포함해 6대를 새로 도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진에어가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을 확대하고 있고 기존 대한항공의 잘 갖춰진 정비망 등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고객이 꾸준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티웨이항공, 고객 발권 편의로 만족도↑

티웨이항공의 전신은 2004년 세워진 한성항공이다. 한성항공은 국내 최초의 저가 항공사로 충청지역(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출범했다. 이후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높은 환율,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한성항공이 경영난에 빠졌다가 결국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고, 2010년 신보종합투자가 150억원에 한성항공을 인수하면서 티웨이항공으로 상호명을 변경했다.

티웨이항공의 강점은 고객 서비스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2011년 한국소비자원이 주관한 ‘저비용 항공사 소비자 만족도 평가’ 6개 평가지표 중 5개 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으며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시행한 ‘항공교통서비스 시범평가’에서 저비용 항공사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2016 글로벌 고객만족도(GCSI)조사’ 저비용항공여객운송(LCC)서비스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됐다. 고객 가치, 글로벌 역량, 고객 충성도, 서비스 품질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앱 개발을 통해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고객들의 발권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고,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페이팔 등 간편결제 수단을 도입한 것이 주요 선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올해 추가로 도입하는 항공기 중 절반을 대구 노선에 투입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거점 항공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편 국내 여섯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이 이날 김포~제주 노선을 첫 취항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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