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변창흠 사장, ‘공공 디벨로로퍼’로서 성장하는길!

▲ SH공사 변창흠 사장이 마곡 8단지 현장을 찾아 고객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미리 둘러보는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SH공사)

[소비자경제=이명진 기자]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서울시 산하 공기업 SH공사이다. SH공사는 최근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SH공사 변창흠 사장이 있다.

‘학자 출신 최초의 서울시 출자기관 CEO’ 또는 ‘SH공사 출신 최연소 사장’이란 타이틀은 늘 별명처럼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SH공사를 서울시 주거복지·도시 재생 전문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도시 계획학 석사과정·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변창흠 사장은 SH공사 취임 이전까지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으로 역임했다.

이후 2014년 11월, 제13대 SH공사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다. 취임 당시 학자 출신 공기업 사장이라는 인식으로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다. 하지만 임기 절반을 보낸 시점에서 그가 보여준 거침없는 추진력과 뚝심 있는 리더십은 학자 출신 공기업 사장이라는 주변 인식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

현재 변창흠 사장은 기업 역할 변화에 맞춰 조직 체질 개선에 주력, 임기 이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SH공사는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로 사명 변경이 확정됐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최종 통과시켰다. 현 사명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아닌 한글 이름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SH공사가 사명을 변경한 것은 2004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울특별시도시개발공사’였던 사명을 해외 진출을 위해 'SH(Seoul housing의 약어)공사‘로 변경했다. 하지만 변경된 사명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내외부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제기 되어왔다. 바로 공문서사용에서 무조건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는 대통령령에 따라 서울특별시 SH공사를 이니셜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나 비전이 전혀 내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화보다도 쉽게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것의 중점을 둔 변창흠 사장의 개혁 의지 등이 이번 사명변경을 적극 추진하게 된 이유이다.

변창흠 사장의 거침없는 추진력은 업무현황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현장의 필요성을 중시하는 CEO이다. 일선 조직인 주거복지센터에서 민원들과 직접 접촉하는 현장체험은 임기 이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빠지지 않는 그의 중점 업무 중 하나였다. 여기서 잠시 그의 표현을 빌려 쓰자면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표현이다. 기존에는 주로 정책을 제안만 하던 입장이었지만 현재는 이를 추진하는 입장으로 공사전문기관, 도시재생 등 ‘공공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바라는 ‘공공 디벨로퍼’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공공 디벨로퍼’이다. 변창흠 사장은 “우리나라의 민간 시행사나 시공사는 자금을 끌어모아 개발만 한 뒤 바로 떠나버리는 경우가 다수였다”면서 “이 경우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정작 실제 운영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항상 바로잡지 못한다”라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도시 개발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불어 이익 극대화를 위한 ‘민간 디벨로퍼’와는 달리 공익을 위한 ‘공공 디벨로로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SH공사는 최근 사내에 주거복지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주거복지 센터를 11개로 늘려 간부들을 기관장으로 임명하고, 지역조직 권한 강화에 힘썼다. 이를 통해 주민과의 소통을 늘려간다는 게 그의 목적이다. 덕분에 지역 특색에 맞는 맞춤형 주거복지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도시재생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부동산투자신탁 리츠(REITs) 활용, 금융사업기획부를 신설하는 등 변창흠 사장의 ‘SH 식 개선 노력’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한편, 그가 이러한 체질 변화를 시도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도 뒤따랐다.

실제로 2013년~2014년까지 SH공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접수된 민원만 총 2,617건에 달한다. 이는 시공에 대한 불만(82.5%)과 유지 관리상 발생한 불만(59.3%), 곰팡이(40.7%) 등 생활 속에서 발생한 하자(법적 하자 1.8%)가 거의 대다수였다.

이에 따라 변창흠 사장은 최근 2년간 준공된 SH공사 공동주택 5개 지구 31개 단지 및 민간 건설업체 6개 단지, 총 2만 7789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자발생 원인과 실태조사 내용을 담은 ‘2016 하자백서’를 발간했다. 그는 책의 겉표지를 빨간색으로 만들어 그동안의 지적과 비판을 받아들여 ‘하자 제로’를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변창흠 사장은 “하자백서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문이자, 시민과의 약속을 담은 결의서다. 하자발생을 계기로 앞으로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진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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