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데이터 집적한 ‘맞춤형’ 서비스…빠른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핵심

▲ 샤프는 최근 로봇 형태의 스마트폰 ‘로보혼(Robohon)’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휴대전화 기능과 함께 이용자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기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인공지능) 로봇이다. 최근 이렇게 스마트한 AI 제품이 소비자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출처=일본 샤프 홈페이지)

[소비자경제=김은희 기자] 최근 스마트홈을 표방하며 집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AI) 제품을 내놓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에 후발주자인 한국 또한 빅데이터 플랫폼 조성을 통해 기술 및 알고리즘 공유하는 체계를 만들어 늦은 빅데이터 시장 진입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대만 폭스콘으로 넘어간 일본 전자업체 샤프는 26일 로봇 형태의 스마트폰 ‘로보혼(Robohon)’을 출시했다. 19만8000엔(원화 약 209만원)에 달하는 이 로봇은 ‘5살 남자아이’를 콘셉트로 이용자와 대화를 하며 걸어 다닌다. 동시에 전화 및 문자 메시지 등 휴대전화 기능 또한 수행한다.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높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혁신 제품을 내놓았던 샤프가 또 차세대 제품을 내놨다는 호평 또한 일색이다.

이 제품은 이용자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기억하는 AI 로봇이기 때문이다. 즉 이용자 개인의 생활 패턴을 완벽히 기억하고 챙겨주는 ‘만능형 로봇 시스템’이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런 제품들은 이전에도 출시돼왔다. 넓게 보면 애플의 ‘시리(Siri)’나 삼성의 ‘S보이스’ 등도 유사한 시스템의 일종이다. 무엇보다 가장 혁신적인 제품은 아마존의 ‘에코(Echo)’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이 제품은 알렉사(Alexa)라는 음성 인식 AI를 기반으로 하는 스피커다.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날씨·뉴스 등 일상 정보를 묻고 들을 수 있으며, 7개의 고성능 마이크로 집안 어디서든 음성 제어가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 종합일간지 USA투데이를 통해 에코 체험 후기를 공개한 ‘줄리 키언츠(Julie Kientz)’ 워싱턴 대학 인간중심디자인엔지니어링센터 교수는 에코를 통해 삶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집안 어디서든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답할 수 있는 에코를 통해 가족들 간의 교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에코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에코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재고 물량이 부족하다”고 직접 언급했으며, 브라이언 올사브스키(Brian Olsavsky)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 또한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실적 발표를 통해 전자기기 부분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지금까지 에코는 약 300만대 가량 팔렸다.

▲ 아마존이 2014년 공개한 AI 스피커 ‘에코(Echo)’ 모습. 지금까지 약 300만대가 팔렸다. (출처=아마존닷컴 홈페이지)

이러한 아마존의 성공과 함께 많은 업체들이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개최된 연례 개발자 회의 ‘IO 2016’에서 ‘AI 퍼스트’ 전략을 증명하듯 자사 비서 솔루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I 스피커 ‘홈(Home)’과 스마트 메신저 ‘알로(Allo)’를 공개했다.

애플 역시 음성 인식 기능 ‘시리(Siri)’를 탑재한 인공 지능 플랫폼 ‘비브(Viv)’를 내놨으며, MS는 지난해부터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는 ‘윈도우 10’에 음성 인식을 바탕으로 한 비서 솔루션 ‘코타나’를 탑재해 제공하고 있다.

지금껏 존재했던 음성 인식과는 다른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인터넷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대신, 이용자에게 필요한 기능까지 자체 판단해 추가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 맛집을 검색할 경우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한 맛집을 검색하고 해당 집에 예약할 수 있는 추가 선택 결과까지 추천해준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선택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모은다. 이 데이터는 구글과 아마존의 거대 클라우드에 집적돼 이용자의 행태와 취향을 분석하게 된다. 마치 인간 이세돌 9단에게 승리했던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처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방식을 통해 완벽한 개인 맞춤 시스템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 좋은 결과를 산출해내냐는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즉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을 거대 ‘플랫폼’과 이를 활용할 기술이 주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또한 이같은 부분의 보완을 통해 글로벌 업계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빅데이터 센터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늦게 시작한 만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정보 및 기술들을 공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종용 ETRI 책임연구원도 ‘인공지능 산업활성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국내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데이터 플랫폼과 함께 인력 확보 및 기술 공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은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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