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부품가↓ 겹쳐...2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어

▲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사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비수기인 1분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김은희 기자] 삼성전자, LG전자의 두 거대 전자업체가 ‘깜짝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삼성SDI 등 부품관련 업계들의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비수기인 1분기 시즌이 지나가지만 2분기까지는 계속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0일까지 주요 전자업체들의 1분기 실적 공시가 끝난 가운데 전자부품업체들 대부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총매출 3조6560억원, 영업이익 5620억원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4%, 65% 감소한 수치다. 

‘삼성 SDI’의 경우는 전분기 1274억원 적자에 이어 올 1분기 영업적자로 7038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전기’ 또한 전년에 비해 절반으로 뚝 떨어진 영업이익 851억원을 내놨다.

LG 계열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각각 영업이익 395억원, 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95%와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품을 출하하는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부품업계가 고전한 것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부품 수요 및 가격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불황과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마저 겹치면서 전방 산업이 부진했단 평가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와 LCD패널의 경우 전년부터 계속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재고 지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계속해서 두자릿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월의 경우 전월 대비 31.3%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126.2%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3월까지도 전년 대비 104.8%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반도체 재고가 남고 있다”며 “수요의 개선이 없다면 전통 비수기인 1분기는 물론 2분기 성적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도 상황도 유사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LCD TV 패널이 계속 가격 하락세를 보인데다 비수기 시즌까지 함께 겹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부터는 패널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며 이제 진정세를 찾아간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대형 TV 부문 진출로 공급이 증가하고, 대만 업체의 정상화 등 수요 개선으로 2분기에는 LCD 패널의 공급 과잉이 차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LG이노텍의 경우 1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애플의 실적 하락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북미 및 유럽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데다, 중화권에서 빠르게 성장하던 아이폰의 성장 정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 70%대를 유지하던 애플의 출하량은 올해 26%의 급감세를 보였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애플에 공급해오던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부품이 고전할 것”이라며 “애플의 주문량 감축은 올 상반기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자제품 완성품을 출하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좋은 성적을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 대비 11.7% 증가한 영업이익 6조6800억원을 발표했다. 총매출액은 49조7800억원이였다. 그 중에서 휴대폰 부문인 IM부문은 3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LG전자 또한 전년 대비 65.5% 증가한 영업이익 5051억원과 415.3% 증가한 당기순이익 1980억원을 발표했다. 총매출액은 13조3620억원으로 전년보다 4.5% 하락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및 TV를 중심으로 영업 이익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김은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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