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 열풍에도 실적 둔화...물량 부족 및 유사 제품 우후죽순

▲ 해태제과 대표 제품 (출처=해태제과)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지난해 과자업계를 뒤집었던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열풍이 올해는 영 신통치 않다. 허니버터칩의 물량 부족과 유사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출시되면서 판매실적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크라운제과가 내년 4월 완공이 예정된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로 인해 다시한번 허니버터칩 열풍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해태제과 재도약 계기 ‘허니버터칩’

해태제과는 1945년에 생긴 해방둥이 기업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 업체다. 1997년 IMF로 최종 부도 판정을 받았다가 1999년 출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재도약에 실패하고 2005년 크라운 콘소시움에 인수됐다. 현재 해태제과 지분의 85.22%를 크라운제과에서 보유하고 있다.

크라운제과와 공동으로 운영되며 해태제과는 이전 전성기를 회복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해왔다. 그러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을 출시하며 역대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 이후 100일도 지나지 않아 판매 50억을 돌파하는 인기를 보였다. 또한 시장에서는 해당 과자의 사재기가 일어나고 한 봉지에 5000원에 거래되는 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과자 업계는 물론 많은 식품 업계는 허니버터칩의 온갖 미투(Me too)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해태제과도 허니버터칩 이후 각종 허니 시리즈를 출시했다. 허니통통 4종(오리지널, 애플, 딸기, 콘포타쥬), 자가비 허니마일드, 허니 아몬드크래커, 허니콘팝, 허니아이스바, 허니한라봉 등이 그것들이다.

또한 허니버터칩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해태제과는 350억원을 투자해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증설되는 공장의 규모는 3만 제곱미터에 이른다. 해당 공장은 내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내년에는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후속 제품으로 허니통통 4종을 판매하고 있고 허니버터칩은 새로운 맛 추가 없이 기존 제품만 판매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중국 허니 열풍 주도 해태 아닌 오리온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허니 열풍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허니 스낵류의 매출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허니버터칩 인기 이후 한 편의점에서 감자 스낵류는 46.2% 판매가 증가했으나 점차 줄어들어 올해 3분기 9.6%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른 편의점은 올해 3분기 감자 스낵류 중 허니버터칩과 허니통통이 판매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나 그 성장률은 각각 -8.8%, -58.6% 역신장 했다. 다른 브랜드의 허니 감자 스낵 매출도 하향세를 보였다.

한 편의점 업계는 허니과자 매출이 올해 2분기까지 성장했으나 3분기에 접어들면서 차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허니스낵 과자 매출은 올해 1분기 전체 과자류 매출의 18.2%를 차지했고 2분기에는 26.2%로 상승했다.

그러나 3분기 22.8%로 하락했고 10월은 17.8%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불었던 허니과자 열풍은 이제 중국으로 넘어갔다. SNS를 통해 한국에서의 허니 과자 인기가 알려지자 중국인에게 관심을 얻은 것이다. 관광책자에도 허니 과자는 한국에서 꼭 먹어봐야할 제품으로 적혀있을 정도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국내 허니버터칩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여력은 없는 상황이다. 그 빈자리를 오리온이 메우고 있다.

오리온은 허니 관련 과자 4종을 중국에서 출시해 큰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6월 중국에서 출시된 오감자, 스윙칩, 고래밥, 예감의 허니맛의 인기로 올해 중국에서 오리온의 매출이 1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 ‘허니버터칩’ 인기는 여전한데 크라운제과 실적 주춤

▲ (그래프=소비자경제, 출처=각 사 자료)
▲ (그래프=소비자경제, 출처=각 사 자료)

허니버터칩의 인기로 해태제과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게 됐다. 해태제과는 여전히 마트에는 허니버터칩을 사기 위해 줄을 서며 매달 75억 매출을 완판한다고 전했다. 허니버터칩의 생산라인은 매월 75억원이 최대 매출액으로 설정돼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인한 실적은 올해 상반기 나타났다. 계속해서 하락세던 해태제과의 모기업 크라운제과의 매출 및 영업이익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2분기까지 크게 성장하던 실적은 3분기 다시 주춤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각각 2.5%, 22.9% 감소했기 때문이다.

크라운제과의 3분기 매출은 3074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이었다. 올해 1월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106억9300만원이고, 영업이익은 754억5900만원이다.

올해 2분기까지 고속 성장을 지속하던 허니버터칩으로 인한 해태제과의 실적이 다소 둔화됨에 따라 추후 공장 증설이 해태제과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장이 돼 있는 크라운제과의 주가도 지난 8월 10일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크라운제과는 전날보다 1만2500원(-2.64%) 하락한 46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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