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삼성SDI 합칠까

[소비자경제=백연식 기자] 삼성그룹이 항간에 떠도는 그룹 계열사 간의 합병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소문은 여전히 증폭되고 있다.  

그룹에서 전면 부인했던 합병설이 향후 현실화 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 지난 9월 통합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경우 올해 초 두 회사 모두 강력히 부인했었다. 

작년 6월 제일모직의 케미칼·전자재료 사업부문을 합친 삼성SDI 통합 발표 직전에도 홍보실에서는 밤낮으로 손사래를 쳤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합병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를 합병할 경우 모바일 부문의 이익성장을 흡수해 실적향상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가치는 30조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이 추진될 경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15.2% 지분은 삼성전자가 직접 인수하거나 삼성전자 주식으로 교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가 보유한 15.2%는 약 4조5000억원 정도 되기 때문에 주식을 매각할 시 삼성 SDI는 현금을 상당수 보유하게 된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합병설도 제기되고 있다. 양사는 모두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로 있어 합병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는데다가 합병을 할 경우 그룹의 지주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7.4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게 된다.

많은 현금을 보유한 두 회사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전기자동차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결국 그룹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한 오너 일가의 지분 인수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SDI는 최근에 진행된 케미칼 부문 매각으로 2차전지와 전자재료로 사업영역이 단순해 졌다.

삼성전기는 미래 성장 산업인 자동차 부품 산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기차 배터리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사업 성격이 비슷한 것도 합병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만약 합병이 진행된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SDI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또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인 삼성물산 지분을 다량 보유해 경영권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분이 25.33%이기 때문에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합병을 추진 한다면 미래전략실에서 주도할 것”이라며 “확정되기 전까지 각 사 관계자는 모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끼리의 빅딜을 생각해 보면 확정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몰랐다”며 “이사회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 사람의 판단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과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사실이 아니며 들어본 적 없다”는 입장이다.

 

백연식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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