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 아닌 98%’에서 투자기회를 찾아야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의 3중고(3重苦)는 우리 금융시장과 자산관리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국내 자산(주식, 채권, 부동산)에만 집중해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 어렵게 된지 오래다. .

실제 글로벌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전체 시가총액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몫은 약 2%에 불과하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2%가 아닌 98%’에서 넓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의 기회를 엿봐야 한다. 전 세계 주식시장을 둘러보면 개별국가마다 시장 업종 구성비중이 다르고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분야도 다르다. 해외투자로 지역자산 통화 등의 글로벌 분산 효과를 추구하는 것은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관측돼 눈길을 끈다. 해외투자자산의 편입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 투자트렌드로서 ‘장기투자’, ‘분산투자’를 바탕으로 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연금’도 글로벌 자산배분이 핵심

‘연금저축계좌’는 남녀노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연금상품이다. 올해부터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연간 400만원이던 세액공제 혜택이 300만원 더 추가돼 연간 700만원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개인연금에 400만원, 퇴직연금에 300만원을 추가 납입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13.2% (지방소득세 포함)인 92만4000원의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 또는 근로소득만 있을 경우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의 경우 16.5%를 적용하면 연간 115만5000원(=700만원 X 16.5%)의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종전 연금저축은 단일상품에 투자해야 했던 반면 연금저축계좌는 다양한 복수상품을 황용해 포트폴리오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일반계좌에서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처럼 연금저축계좌에서도 한 계좌에서 여러 연금들에 투자하고 자유롭게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 과세이연 효과로 절세까지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를 먼 미래로 미룰 수 있는 것도 연금저축계좌의 장점이다. 일반계좌에서는 해외펀드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뗀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에서는 과세가 이연돼 운용 중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세금은 연금을 받을 때 낸다. 세율은 수령 시기에 따라 3.3%~5.5% 선이다. 수수료 역시 일반펀드보다 저렴하다.

과세이연 효과는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들이 주목할 만 하다. 운용 중 발생한 수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아 연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1800만원 한도를 꽉꽉 채우는 자산가들이 많다.

◆ 연금저축계좌 자산배분

연금저축계좌는 단일 계좌로 여러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시장 상황에 맞게 국내외 주식, 채권, 중위험·중수익 상품 등 적절하게 나눠 투자해야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는 대체로 국내 주요 주식형펀드나 채권형 펀드를 ‘모(母)펀드’로 삼아 운용되고 자산운용사와 개별 상품에 따라 수익률도 다르다. 최근엔 연금펀드 라인업이 다양해져 더욱 다양한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 연금만으로도 국내외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골고루 자산을 배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직접 글로벌 자본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시간과 정보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미래에셋증권은 자산배분센터에서 제공하는 MP(Model Portfolio)를 기반으로 실제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AP(Actual Portfolio)를 제공해 연금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령과 직업에 따라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다른 만큼 직장인, 금융자산가, 선생님, 공무원, 자업업자, 주부 등 유형별로 고객 특성에 맞는 설명과 상품제안을 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연금펀드’, ‘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펀드’ 등 국내, 선진국, 이머징 등 다양한 투자지역과 자산으로 구성한 165개의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금저축계좌 운용 상태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다. 연금저축계좌는 단순히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납입하는 상품이 아니다. 일반펀드계좌처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상품이다. 세제혜택은 물론이고, 해외펀드 등 수익에 대해 과세를 이연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투자해야 한다.

지난 4월에는 연금저축 계좌이체 간소화 제도가 시행됐다. 기존에는 연금저축계좌를 이전하려면 기존 금융기관과 이전할 금융기관 두 곳을 모두 방문해야 했지만 이전 제도 시행 이후 한 곳의 금융기관만 방문하면 돼 더욱 편리해졌다. 현재 본인이 연금저축을 가입하고 있다면, 어떤 금융권역인지 그리고 수익률 수준도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입기간에 비해서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연금저축 계좌이체 제도 활용을 고려해 봐야 한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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