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잠자리(출처=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습지 및 생태계 환경이 파괴되면서 늦은 여름 한반도 하늘을 수놓았던 잠자리가 종적을 감추고 있다. 잠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이 사는 지구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입추가 지난 지 꽤 됐지만 도시에서 가을을 알리는 잠자리들은 더 이상 흔한 곤충이 아니다.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던 고추잠자리, 밀잠자리 등이 도심 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실제 꼬마잠자리, 대모잠자리, 노란잔산잠자리는 2012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지정되기도 했다. 꼬마잠자리는 특히 몸집이 작은 한국 고유 잠자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하여 개체수가 현격히 감소하거나 소수만 남아 있어 가까운 장래에 절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야생생물을 말한다. 현재 곤충류 중 18개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등록돼 있으며, 1급에는 4종이 있다.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관리 네크워크를 통해 꼬마잠자리의 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는 거창군의 낙동강 유역에서 관리되고 있고 지역주민의 보호지역 순찰 금지 및 보전지역 접근 금지를 실시 중이다.

더욱이 불법 포획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러한 감시에 지역주민을 참여시키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잠자리 개체수 감소는 잠자리의 서식지가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다. 잠자리는 주로 늪이나 연못, 하천 같은 물가에 주로 산다. 특히 꼬마잠자리는 따뜻한 지형의 고지대 습지에만 사는 특성을 갖고 있어 국내에서 더욱 흔치 않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멸종위기 잠자리들도 대부분 습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김포공항 습지에서 대모잠자리가 포착됐고,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는 꼬마잠자리가 출현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공사와 발전 등으로 잠자리들의 주서식지인 습지가 줄어들고 있다. 2006년 76만2650ha던 습지는 6년 후 2012년 43만5216.5ha로 감소했던 바 있다. 더욱이 이 중 내륙습지는 4대강 사업 이후 63% 감소했고, 연안습지의 경우도 4대강 이전보다 75% 없어졌다. 논 습지도 지난해까지 27년간 약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잠자리의 서식지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전략기획과 염진화 전문가는 “사람들이 흔히 보는 좀잠자리과의 고추잠자리는 주로 논지에 산다. 또한 다른 잠자리들도 논이나 습지 주변에 많이 서식한다. 이들의 개발으로 인해 이들의 서식지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시골에 가면 아직 잠자리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러나 꼬마잠자리, 대모잠자리 등 멸종위기 종에 대해서는 환경부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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