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현대백화점)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의류업체 브랜드마다 제각각인 치수 계산법으로 여성 소비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가령, 프리사이즈(free size)로 알고 구입한 옷이 작다거나 66 사이즈 이상이 없어 난처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소비자원에는 의류 사이즈 관련 소비자 상담이 많아지고 있다. 같은 사이즈인데 브랜드마다 치수가 다르다는 불만, 사이즈 선택의 폭이 좁다는 불만 등이다. 소비자원에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 접수된 소비자 분쟁도 있었다. 55반 사이즈를 입는다는 소비자가 66 이하가 입을 수 있다는 스타킹을 주문했으나 스타킹이 무릎 이상 올라가지 않은 것이다.

서울 신월동의 강모씨(여, 23)는 “치수가 옷마다 달라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티셔츠는 그나마 괜찮지만 바지는 혹시 맞지 않을까봐 꼭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사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월곡동의 최모씨(여, 23)는 “55 사이즈를 입으면 팔이 작고 66을 입으면 몸에 크다. 그런데 또 어떤 때는 잘 맞는다. 지난번에는 프리 사이즈라고 해서 입어봤다가 좀 작아 민망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LF·세정·신원·제일모직·코오롱FnC 등 주요 의류업체 5곳의 24개 브랜드 40가지 남·여성복의 사이즈 표기와 실제 치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복의 경우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의류임에도 실측 치수는 20cm까지 차이가 났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치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 의류에만 있는 55, 66, 77 등의 사이즈는 한국산업표준(KS)의 의류치수규격에도 맞지 않는다. 55 사이즈는 이 사이즈가 도입된 1981년 단순하게 당시 여성 평균키가 155cm라는 데서 온 치수다.

심지어 55와 66사이즈 이상은 아예 나오지 않는 매장도 있다. 적게는 4종류에서 6종류까지 사이즈가 있는 해외 브랜드와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여성들은 쇼핑을 할 때마다 사이즈가 뒤죽박죽이어서 불편한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스스로가 뚱뚱해보여 위축된다는 반응도 보였다. 몸매에 민감한 여성들에게는 더욱 심각하다.

더욱이 온라인 쇼핑몰은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 환불 및 교환을 회피하는 업체도 많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쇼핑의 경우 사이즈가 맞지 않아 철회를 요구하는 경우가 21%로 배송지연에 이어 가장 많았으나 약 64%가 늑장 대응하거나 철회를 거부하고 있던 것이다.

이러한 사이즈 문제를 받아들여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달 내로 여성복 업체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하고 치수 체계를 개선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7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사업이 이번해 안에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의류치수 규격 조정여부를 결정해 신체 적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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