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홈플러스 인수, 단기간 고수익 창출 목표 오히려 성장?

▲ (출처=홈플러스)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홈플러스 인수의 본 입찰이 완료되면서 홈플러스의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뀔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직원들은 사모펀드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인수과정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 본 입찰이 24일 오후 6시 완료됐다. 본 입찰에는 어피니티와 KKR가 손을 잡아 참여하고, 칼라일그룹, MBK파트너스 3곳만이 입찰에 입찰가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PIA는 본 입찰을 몇 시간 앞두고 홈플러스 인수를 포기했다.

테스코는 이날 다음달 내로 홈플러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홈플러스 매각에 대해 테스코는 고의적으로 오리온을 배제시키고 사모펀드 위주의 인수를 준비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예비입찰에 통과한 미국계 사모펀드 KKR이 탈락한 오리온과 비슷한 6조7000억 원 이하를 입찰가로 적은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를 비싼 값에 넘기려는 테스코에게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최악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든 단기적 성장을 이룩해 이윤창출 후 재매각을 하는 사모펀드와 달리 오리온은 유통과 결합해 기업의 몸통을 키우려는 것이 목적이므로 테스코의 입장에서 원하는 만큼의 값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홈플러스 몸값에 대한 논란도 많다. 예비입찰을 통해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희망가가 7조 원 이상임이 밝혀진데 반해 홈플러스의 실 가치는 최근 역신장 및 적자전환으로 4조 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설립 이후 약 20년 동안 세 번 주인이 바뀌었다.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이 홈플러스를 개설하고 1999년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가 50대50 합작투자로 운영하다가 2011년부터는 삼성이 손을 떼면서 영국 테스코가 100% 지분을 가졌다.

이어 2008년에는 테스코가 이랜드의 홈에버를 인수했고 홈에버는 2006년 한국까르푸를 인수한 기업이다. 현재 홈플러스테스코가 홈에버 이후 홈플러스 법인이다.

모기업이 변할 때마다 홈플러스는 혼란도 많았고 어려움도 겪어왔다. 홈에버가 테스코에 인수될 당시는 계약직 해고와 외주용역 사용 등으로 500일 넘는 파업이 지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속된 인수와 상호 교체에 홈플러스 임직원은 이미 익숙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예전부터 까르푸, 홈에버 등으로 바뀌면서 혼란을 겪었다. 까르푸나 홈에버 때부터 근무하던 직원들은 이미 익숙하다. 다만 테스코 홈플러스로 입사한 사람들만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노조는 아직까지도 홈플러스의 사모펀드에 매각을 반대하며 비밀 매각을 준비한 테스코를 규탄하고 있다.

이어서 현상유지의 한국계 기업보다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오히려 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매각을 위해 사모펀드는 어떻게든 기업 가치를 올려 놓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리온 같은 기업은 홈플러스를 통해 기업 몸통 키우기를 하려 하지만 사모펀드는 다르다. 사모펀드는 어떻게든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마트 불황에서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로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지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이후 우선협상자가 선정되거나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오리온과 현대백화점이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움직임을 보낼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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