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구직자들이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저임금·비정규직만 늘어나는 채용시장’을 꼽았음에도 불구하고, 4명 중 1명은 정규직 전환이 안 돼도 취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4일 전국 20~35세 남녀 구직자 14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에 ‘저임금·비정규직만 늘어나는 채용시장’이 26.4%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학력 평준화로 높아진 구직자의 눈높이’(23.4%),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감소’(21.1%), ‘기업에서 경력직만 선호’(19.6%) 순이었고, ‘대기업 위주의 정부 정책’과 ‘기득권층의 고용 세습’은 각각 5.9%, 3.5%에 그쳤다.

비정규직 지원 의향을 살펴보면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면 지원한다’가 41.8%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가운데, ‘정규직 전환이 안 되더라도 지원한다’가 23.6%로 2위에 올라 구직자 4명 중 1명은 비정규직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원한다’(19.9%)가 뒤를 이었으며, ‘의향이 전혀 없다’는 14.7%에 그쳐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고 싶은 구직자가 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규직 전환이 안 되더라도 지원한다’의 응답률은 ‘남성’(19.2%)보다 ‘여성’(26.9%)이, ‘대학생’(18.5%)보다 ‘대졸 취준생’(25.9%)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비정규직에 취업하는 이유로는 ‘경력을 쌓기 위해’가 29.9%로 1위를 차지했고, 2~4위는 근소한 차이로 ‘구직 공백기간을 줄이기 위해’(21.5%), ‘당장 취업이 급해서’(20.9%), ‘정규직만 노리다 취업을 영영 못 할 까봐’(20.7%) 순으로 이어졌다. 그 외 ‘직무 자체가 계약직 위주로 채용해서’는 7.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위를 차지한 ‘구직 공백기간을 줄이기 위해’는 ‘대졸 취준생’(24.7%), ‘4학년’(21.7%), ‘3학년’(17.5%), ‘1학년’(15.3%), ‘2학년’(14.1%) 순으로 응답을 보여 고학년일수록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구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