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앓는다? 이 속담은 춥지도 않은 여름철에 감기를 앓는 약한 사람을 조롱할 때 주로 쓰인다. 최근 에어컨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여름 감기로 시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성 상기도 감염(감기) 월별 진료 인원 현황(2007~2011년)' 따르면 4~8월 감기 환자수는 전체 감기 환자수의 36%에 해당한다. 더운 여름철, 낮에는 더위에 무기력해지고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냉방시설이 잘된 실내에서 장시간 있다 보면 7, 8월의 찜통 더위에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 한 번 걸리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여름 감기’의 원인과 대표적인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여름철에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몸살, 두통, 어지럼증, 코막힘과 재채기 등의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냉방병이라고 말하지만 의학적으로 ‘물리적 환경 변화에 따른 신체 적응 장애’에 속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내외 기온 차이 때문이다. 바깥 무더운 곳에서 갑자기 차고 건조한 실내로 자주 왔다 갔다 하거나 장시간 실내의 강한 냉방에 노출된 사람들이 대부분 여름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무더운 여름철 일수록 숙면을 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흔하며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픈가 하면 몸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소화불량과 복부 불쾌감, 설사 등의 위장장애 등으로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여름철 감기는 한 번 걸리면 잘 낫지 않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실내·외 기온 차이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실내 온도는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다수가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개인이 실내 온도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겉옷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몸에 쐬지 않도록 하고 춥다고 느껴질 때 곧바로 입도록 한다.

주기적인 환기도 중요하다. 한 시간에 1, 2회 정도 창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환기시켜줘야 한다. 에어컨을 켠 자동차를 오래 타는 사람은 내기 순환에서 외기 유입으로 스위치를 돌리거나 가끔 창문을 내려 환기시킨다.

질병관리본부 감염관리과 박주은 연구원은 “에어컨 가동 시 바깥과 실내 온도 차이를 5도 이내로 하는데 신경 써야하고 잠시 꺼두는 시간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창문을 열어 실내 탁한 공기가 교환되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내에서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고 가볍게 바깥공기를 마시는 게 좋다.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는 특히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이나 차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영양소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C는 체내 면역 체계를 튼튼하게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C는 필요한 만큼만 몸속에서 사용되고 나머지는 배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없으므로 매일 챙겨먹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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