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백연식 기자]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이동통신사간 경쟁이 앞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와 국회는 황금 주파수라고 불리는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도로 40MHz, 지상파 UHD용도로 5개 채널(30MHz), 공공안전용(재난안전통신망)으로 20MHz 등으로 분배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700MHz에 대한 용도결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하반기에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통신3사가 늘어나는 트래픽 때문에 주파수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방송사가 황금주파수 대역을 가져가 앞으로 주파수 경매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볼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황금 주파수, 지상파 품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주파수정책 소위원회를 열어 초고화질(UHD) 방송에 필요한 700MHz 주파수 대역을 EBS를 포함한 5개 채널에 분배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700MHz 대역은 지상파 5개 채널과 이동통신사가 나눠서 사용하게 됐다. 즉, 700㎒ 주파수 대역이 KBS1·KBS2·MBC·SBS·EBS등 지상파 5개 채널에 모두 제공되는 것이다.

700MHz 대역같은 저대역 주파수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절성이 좋아 고대역 주파수 보다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투자비 측면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700MHz는 인기가 매우 높다.

700MHz 주파수의 거의 대부분 대역을 방송사가 가져감에 따라 이동통신용 주파수는 40MHz폭만 할당됐다. 단 1개 통신사만 그 대역을 가져갈 수 있어 통신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를 찾아봐도 지상파 방송사가 700MHz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정부가 지상파 방송사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 주파수 경쟁, 통신사 사활 걸려

통신3사는 현재 늘어나는 트래픽 때문에 주파수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통신사는 앞으로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2020년 상용화 예정인 5G 시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KT와 LG유플러스는 내년 주파수 경매에서 반드시 700MHz대와 2.1MHz대 등의 추가 LTE 주파수를 확보해야 한다. SK텔레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1MHz 대역 20㎒ 폭을 내년 말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역시 경매를 통한 추가 주파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연평균 무선데이터 사용량 증가 폭이 10배 이상 된다”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로는 당장 내년 상반기를 넘기기도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올해 제4 이동통신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만약 신규 통신사가 현재 이통 3사가 쓰고 있는 LTE-주파수분할(FDD) 주파수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할 경우 주파수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앞으로 펼쳐질 주파수 경매에는 총 140MHz폭의 주파수가 나온다. 이미 확정된 700MHz 40MHz폭을 비롯해 2.6GHz 대역에서 60MHz폭, 1.8GHz와 2.1GHz 대역서 각각 20MHz폭이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주파수 경매전은 2020년 상용화 예정인 5G 시대에 앞서 이통 업계 판도와 사활이 걸려있다”며 “주파수 확보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 치열한 주파수 경쟁, 무엇이 문제인가

통신사간 주파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주파수 경매 낙찰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각 통신사가 주파수를 가져가기 위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면 결국 통신비가 올라가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가 보게 될 수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투자에 많은 돈이 지불되면 서비스 품질을 이유로 통신비가 인상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월평균 가계통신비 중 이동통신비 비중은 OECD 조사 26개국 중 1위”라며 “지금도 통신요금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백연식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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