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 종결,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경제=황영하 기자] 현대자동차 그랜저HG 택시의 엔진 결함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 현대자동차 그랜저HG 택시.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한 모씨는 2011년 구매한 현대자동차 그랜저 HG 택시에 결함이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제보했다.

한씨는 10만km를 주행했을 때 엔진에 이상이 있어 정비소를 찾았더니 ‘엔진 오일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고, 엔진을 교환 받았다. 엔진 교환 후 300km 정도 운행했을 때 엔진에 이상 소음이 발생하여, 다시 엔진 분해 후 수리를 받았다고 했다.

문제가 반복되니 정비담당자와 함께 엔진오일 소모량을 정확히 측정해 보기로 했다. 엔진오일 5.5L를 넣고 2,000km 주행 후 확인하니 4.8L가 남아 있었고, 다시 2,000km 주행 후 4L가 남아 있었다.

▲ 한씨가 정비소에서 확인한 엔진오일 소모량.

2,000km 주행으로 엔진오일이 0.7~0.8L씩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현대자동차 주재원을 비롯한 정비소 담당자들은 2,000km에 1L 이상 줄어들어야 정비를 해줄 수 있다는 기준을 언급하며 정비를 거부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니 엔진오일 소모량에 따른 정비 기준은 없다고 했다. 다만, 엔진오일이 계속 줄어들면 점검을 통해 정비가 가능하다고 했다. 문제는 보증기간이다. 5년 10만km을 지난 차량의 경우 보증수리는 불가능하다.

이에 한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보충해서 타는 자동차가 어디에 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랜저HG 택시에서 엔진오일 소모로 인한 불만은 한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4년 서울개인택시조합이 그랜저HG 택시를 모는 기사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0명이 엔진오일 소모 현상을 겪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그랜저HG 택시에 대한 리콜 기준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관련 보도가 나간 지 1년이 지났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확인해 보니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조사를 종결지었다고 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서는 현장 조사를 진행했지만 결함 조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랜저HG 차량의 엔진오일 소모 문제가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함 조사 없이 종결되었다”고 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했지만, 택시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보충해야 하는 택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비업체 한 관계자는 “자동차의 엔진오일은 소모되는 것이 아니다. 설령 엔진 오일이 조금씩 줄어들더라도 극히 소량에 불과하다. 엔진오일을 일주일마다 보충해야 할 정도는 엔진에 결함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보링 등 반드시 정비를 받아서 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황영하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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