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백연식 기자] # 세종시로 이사 온 민 모씨는 지난 4월 29일,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서 휴대폰이 잘 되질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날,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문제점을 제기 했지만, 설치 기사는 중계기가 철수됐기 때문에 통화 시 장애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었지만 소용없었다. 중계기가 철수된 이유 역시 다른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었다.

민 모씨는 “자신의 통신사 뿐 만 아니라 이통 3사가 모두 휴대폰 통화가 잘 되지 않는다”며 “행정도시인 세종시가 이동통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주민들의 님비(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 휴대폰 통화가 되지 않는 등 다른 사람들이 피해보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외관상 보기 싫다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해 중계기가 철수됐고, 결국 다른 주민이 통화 시 장애를 겪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앞의 사례에 대해 해당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중계기가 설치됐지만 전자파 발생과 미관상 안 좋다는 이유로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돼 결국 철수됐다”며 “아직 입주자대표회의가 결성되지 않아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통신 중계기 설치 문제는 비단 세종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도심에서도 건물주의 중계기 철수 요구와 임대 비용 인상 요구에 통신사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중계기를 처음에 설치할 때 장소와 비용 등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사전에 거친다”며 “중계기가 모두 철수되면 휴대폰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통신 서비스가 공공성을 띄고 있는 만큼 통신 중계기 설치에 대한 이해 충돌을 관계 당국에서 해소해 줄 수 있는 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연식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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